천상의 노래
오늘 나는 천상의 노래를 들었다. 그것은 아주 우연이었다.
오후 4시경 충무관에서 결재를 맡으러 어슬렁거리다가 재단사무국 앞의 책상에 낯익은 얼굴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담임학생 15기 정다은, 그와 매칭 중인 13기 여학생, 13기 예은, 생물 강사로 와 있는 10기 태근.
선후배간에 매칭 대화가 열리고 있는 참이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어색해보였다. 다은이가 하늘같은 선배들 앞에 주눅들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태근이보고 음료수를 사라고 했다. 뭘 먹으면서 해야 분위기가 부드럽다고. 다은이가 태근이 돈으로 멀티비타인가 하는 캔음료를 5개 뽑아왔다. 예은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다은이가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이었다. 노래 동아리 FITM에 보컬로 지원했다며.
그렇다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지.
나: 노래해봐.
다은: 지금 여기서요?
나: 그래.
예원: 그래 한번 불러봐. 오디션보는 것처럼.
나: 그럼 예원이가 먼저 시범으로 불러봐.
FITM보컬인 예원은 잠시 주저하다가 멋지게 노래를 불렀다. (아~ 훌륭한 솜씨구나.)
이제 다은이 차례가 되었다. 몇 번이고 한숨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정말 감탄할만한 소리였다. 행여 다른 곳에 들릴까봐 나긋하게 불렀지만, 그 노래는 나를 하늘 세계에 올려놓았다.
아~ 훌륭한 솜씨다. 천상의 노래란 바로 이런 것일까?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