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 2 페이지
칭찬통장 2013-02-23 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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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통장

그제 목요일 저녁은 한가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 때 막상 하고 싶은 것이 없다. 뭔가 유익한 것을 하면서도 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것. 자칫하다가는 시간만 보내고, 머리만 헝클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때 바다소에 글을 쓰기도 했었지만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꿈을 이루는 곳과 관련된 어떤 것이면 좋을 텐데. 웹에 기록하는 가계부 내역 중에서 수입 부분만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그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까?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 것 같았다.

하루 동안 한 일 중에 칭찬할만한 일을 기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반짝였다. 은행에 입금한 돈이 통장에 기록되듯이 칭찬을 통장에 기록하는 것이다. 칭찬통장이란 이름이 떠올랐다. 칭찬통장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목욕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간단한 프로그램이면 될 것이었다. 그렇지만 목욕을 하고나니 졸음이 쏟아져서 간신히 만들 수 있었다. 5월에 있을 연구수업을 위해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작업을 하니 더욱 더뎠다. 30분이면 될 것을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결과적으로 간단한 프로그램치고는 큰 만족을 주고 있다.


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하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항상 어려운 목표를 세워 놓고는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자신에게 실망하고 나무란다.

나는 나 스스로를 자주 칭찬할 것이다. 칭찬통장에 글로 써서 바다소에 로그인할 때마다 보면서 뿌듯해 할 것이다. 어차피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 내가 만족하면 그 뿐이다.

칭찬 목록을 보면서 내가 내 자신과 교감하고 내 자신으로부터 위안을 받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가 한 일 중에서 칭찬받을 일은 무엇인가 찾아볼 것이다.

오늘도 뿌듯한 하루였다. 내가 했던 진심어린 어떤 말은 누군가를 기쁘게 했고, 그러면서 나 자신도 즐거웠다. 내가 공을 들여 했던 일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기여임에 틀림없었다. 나는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을 했고, 그 과정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지혜도 얻었다. 하루를 돌아 보건데 행복은 돈이나 물건, 여행이 아니라 나 자신 내부에서 배어 나오는 것이다.

눈은 밖을 향하기 때문에 남들이 가진 것을 보면서 부러워하지만, 마음의 눈으로 안을 관조하면 더없는 즐거움이 그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박형종   2013-02-23 (토)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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