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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았다. 오늘 5월 5일 어린이날인데 다들 어디 나가기 귀찮아해서 그냥 집에서 보냈다. 대신 저녁 먹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프로젝터로 보는 것이다. 마침 시훈이에게 넷플릭스 한 달 무료 시청권이 있어서 공짜였다. 저녁을 먹고 아내가 설거지 할 동안 어떤 영화를 볼지 고르기로 했는데 정말 고르기 힘들었다. 네이버 평점도 살펴보고 장르가 어떤 지도 고려해서 거의 한 시간 걸려서 선택했는데 좋은 영화였다.

영화는 약간 지능이 낮긴 하지만 의롭고 마음이 따뜻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어느 곳이나 그런 사람에 대한 편견과 따돌림이 있기는 하지만 그에게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똑똑한 사람은 세상을 너무 복잡하게 본다. 반면에 순수한 사람은 세상을 단순하게 본다. 주인공처럼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면 된다.

바다소 검색을 업그레이드 하고 글을 쓰고, 바로 낮잠을 잤다. 한 시간만 자려고 스마트폰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두 시간도 넘게 잤다. 감기 기운 때문인지 아무튼 푹 잤다. 옅은 햇볕을 쬐며 안방 넓은 침대에서 자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영화에서처럼 인생은 달리기와 같다. 대게는 아무 생각 없이 달리지만, 불현 듯 깨달음을 얻게 되기도 하고, 간혹은 좋은 경치를 눈앞에서 즐길 기회도 갖게 된다. 포레스트 검프가 3년 넘게 달렸듯이 끝까지 달려보는 것이 좋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내가 9년 넘게 바다소를 만들고 22년째 책을 쓰는 것이 주인공의 달리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달리는 것이다. 등을 떠미는 사람은 없지만 내가 좋아 달리는 것이다. 2004년에 쓴 책의 머리말은 “그 동안 내게로 와서 별이 된 사람들에게 가장 순수했던 시간들을 감사하고 싶다.”로 끝맺었다. 그 후로도 꽤 많은 순수한 시간들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달리고 있다. 돌이켜 보면 마음껏 달릴 수 있어서 고마운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계속 달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영화의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는 한 가지 점은 “과거를 정리해야 앞으로 달릴 수 있다”는 주인공 어머니의 가르침이다. 내가 생각할 때 과거는 영원히 정리되지 않는다. 앞으로 달리다보면 저절로 멀어질 뿐이다. 행복은 과거가 아니라 몇 시간 뒤에 다가올 미래에 있다고 믿는다. 아니 어쩌면 그 미래를 위해 달리고 있는 지금 현재에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복잡해보일 때 다시 한 번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는 것도 좋겠다.
박형종   2017-05-05 (금) 23:40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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