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4월의 첫째 날에 하는 조언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는 법. 어제 3월의 마지막 날에 대해 글을 썼으니 오늘 4월의 첫째 날, 시작이라는 것에 대해 써보고 싶다.
그런데 시작은 항상 어렵다. 이렇게 짧은 글을 쓰는 것도 그렇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여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도 그렇다. 어떻게 시작해야 잘 하는 것일까? 나도 정답을 모르지만 떠오르는 생각을 그냥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조급한 마음은 화를 초래한다. 바늘이 없는 낚싯대로 물고기와 세월을 낚은 강태공의 마음이 필요하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말은 대개 사기꾼들이 준비가 부족한 사람을 낚을 때 쓰는 말이다. 강의 모든 물고기가 내 것은 아니듯 세상에 떠도는 기회가 모두 내 것은 아니다. 천천히 시작하는 것의 장점은 잘못을 수정하고 방향을 바꿀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목표는 가치가 있고, 크고, 명확해야 한다. 대의명분이 없는 일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목표는 달성되었을 때 사회가 나아지는데 어떤 기여를 하는가? 이게 없으면 편법에 의존하려 하고, 권모술수의 유혹에 빠지고, 결국은 자기 자신과 주변을 곤경에 빠뜨린다. 큰 가치가 있는 뚜렷한 목표는 지금의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셋째, 적절한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독선은 매우 위험하다. 자기가 옳다는 확신에 빠진 사람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망가진 다음에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좋은 피드백을 받으려면 동네 꼬마에게서도 배우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해주어야 할 조언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이 정도로 생각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나 또한 4월 시작부터 머리를 쥐어짜느라 무리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도 천천히 시작하는 것을 실천하는 셈이다.
오늘은 조금 쌀쌀하기는 했지만 미세먼지가 없어 상쾌했다. 시훈이랑 낮에 통화했는데 대학교 캠퍼스에서 같은 과 학생들 30여명과 사진을 찍고, 짜장면을 시켜 먹고 있다고 했다. 좋은 때다. 저녁 먹고 시원이는 모처럼 식탁에 오래 앉아서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아파트에 핀 벚꽃을 배경으로 친구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서로가 상대의 사진을 찍어주고 그것을 합성해서 둘이 함께 찍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다. 덩달아서 아내는 오후에 동네를 산책하며 찍은 노란 개나리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도 나는 식탁에서 한 시간 동안 더 시원이가 학교와 친구들, 방탄소년단에 대해 하는 긴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보통 밤 10시 반쯤 글을 쓰기 시작해서 12시쯤에 끝내는데 오늘은 8시 20분에 시작하여 9시 반에 끝낼 수 있게 되었다. 남은 시간은 휴식을 취할 작정이다. 원래 오늘 꼭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있었지만 천천히 해서 안 될 것도 없다. 방금 전 또 하나의 조언이 떠올랐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넷째, 반드시 시작하라. 호기심과 용기를 갖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그래야 실패하더라도 배우는 것이 있다. 성공하면 더 좋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