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이즈 본
3주 만에 글을 쓴다. 삼성공기청정기용 강제환기 DIY키트를 사서 거실 안쪽 베란다 창에 설치했는데 매우 만족한다. 바깥쪽 창에도 설치해보았는데 온도가 너무 떨어져서 옮겨 달았다. 하루 종일 약하게 청정기를 틀어놓으면 베란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어느 정도 환기를 할 수 있다. 베란다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실내 공기 밀도가 높아지면 압력 차에 의해 자연스럽게 집안의 이산화탄소, 화학물질, 라돈 등이 섀시 틈으로 빠져나가는 원리다. 그 전에는 5대의 공기청정기를 틀어놓아도 10정도의 미세먼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0 또는 1이라는 환상적인 값을 보여준다. 거기다 환기가 되어 이산화탄소, 화학물질, 라돈 등도 안정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낸다.
한편으로는 집에 이런 장치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정부는 사활을 걸고 국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엉뚱한데 신경을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기가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이런 환기장치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 나는 키트를 8만 원에 샀고, 키트에 연결된 공기청정기는 2년 전쯤 18만 원에 구입한 것을 사용했다. 키트는 네이버 환기타임이란 곳에서 샀는데 사장님이 매우 친절하고 설치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이렇게라도 일단은 각자도생하는 방법을 찾아서 건강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시훈이가 신입생 새터에 갔다가 집에 와서 이틀 잤다. 그제 금요일 밤에는 시훈이가 가족과 함께 보려고 아껴둔 <스타 이즈 본>이란 영화를 집에서 프로젝터로 봤다. 주인공이 레이디 가가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1930년대에 나온 영화를 리메이크 한 것인데 두 주인공이 연기와 노래를 잘 해서 감동적으로 보았다. 레이디 가가는 퍼포먼스만 잘 하는지 알았는데 노래 실력이 놀라웠다. 영화감독 겸 남자주인공인 브래들리 쿠퍼도 훌륭했다. 영화의 감흥이 가시지 않아 오늘 아침에는 유튜브에서 레이디 가가의 뮤직 비디오들을 찾아보았다. 이런 스타들을 만들어 내는 미국의 시스템이 대단하다.
내일 드디어 시원이가 개학을 한다. 작년 12월 중순 독감에 걸리면서부터 두 달 반 동안 집에서 지냈다. 시훈이 다리 수술 때문에 서울의 호텔에서 3일 잔 것 빼고는 거의 집에 있었다. 점심 무렵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는 방으로 들어가서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다. 혼자 노트북으로 <셜록> 시리즈를 보고, 친구와 함께 <쁘띠프랑스>에 다녀온 것이 특별한 이벤트였다. 지난주에 시훈이의 기숙사 짐을 실어 나르면서 광교신도시를 구경했고, 어제 시훈이를 다시 기숙사에 데려다 준 김에 수원 롯데몰에서 점심을 먹었다. 집에 오는 길에 원주의 빵집에서 산 자몽타르트를 오늘 저녁에 먹으면서 티타임을 했다. 이렇게 티타임 하는 시간이 즐겁다.
나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새로운 시작을 잘 맞이하기 위해 최근 바다소의 그룹 프로그램을 이곳저곳 다듬었다. 이번에는 누가 바다소의 시스템에서 스타로 태어날지 기대가 된다. 나는 항상 그런 기대를 안고 바다소를 만들어 왔다. 내일 월요일이 몹시 기다려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