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기록 레이싱
살짝 추워졌지만 맑은 날씨다. 나뭇잎들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간다. 파란 하늘에 옅게 낀 흰 구름, 각양각색의 초록 나뭇잎, 가볍게 지저귀는 새들, 청량한 개울물 소리. 전형적인 가을이다. 어제 아이들보다 일찍 11시쯤 자서 오늘 6시 반에 일어났다. 푹 자서 그런지 개운하다. 바로 산책을 하고 싶지만 그 전에 글을 하나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따뜻하게 녹차를 우렸다.
어제 수업 전에 학생들이 내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중간고사가 19일 남았기 때문인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상대평가 제도 하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스트레스를 줄이고 조금이나마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바다소의 시간기록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시간기록 레이싱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리 훌륭한 마라톤 선수도 혼자서 42.195킬로미터를 뛰는 것은 힘들다. 완주한다 하더라도 최고의 기록은 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옆에서, 앞뒤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이 있을 때 더욱 분발할 수 있다. 나는 물리 수업을 듣는 다섯 명의 학생에게 시험전날까지 100시간 이상을 공부하면 럭키박스를 주겠다는 이벤트를 제안했다. 그리고 공부한 시간이 가장 많은 학생에게는 제일 큰 럭키박스를 주겠다고 했다. 힘든 공부를 즐겁게 하기 위한 작은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햇빛이 벌써 밝아졌다. 더 늦기 전에 잠시 동네 주변을 걸어야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