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즐기는 여름휴가
무덥고 습한 여름이다. 이게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면 걱정스러운 일이다. 그저께부터 에어컨을 끄지 않고 24시간 켠다. 그나마 에어컨 냉방효율이 좋고 실내온도를 28도로 맞춰놓아 전력은 하루에 8 kWh 정도만 쓰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두 배 정도 전력을 쓰는 셈이다. 다행히 2년 전에 구입한 전기사용량측정기를 써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에어컨의 누적전력량 표시 기능을 활용하여 최적의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어디 돌아다니기에 햇볕이 따가워 주로 집에 있다 보니 몸 컨디션이 별로다. 가끔 아파트 헬스장에서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여야겠다.
아내는 세 가지 에어 덕분에 이 무더위에 무사히 지내고 있다. 에어컨, 에어서큘레이터, 에어프라이기. 에어컨은 작년 봄에 설치했고, 에어서큘레이터는 작년 6월에 2개, 지난달에 2개를 사서 침실과 거실에 한 개씩 놓았다. 에어프라이기는 처제가 제주도에 여행가 있는 동안 빌린 것이다. 오늘 점심에는 에어프라이기로 김말이 튀김을 데워 먹었다. 아내는 마트에서 장을 보며 더위를 피했다가 집에서 에어컨과 에어서큘레이터를 세게 틀고 에어프라이기로 요리를 만든다.
바다소 콘텐츠 상자 디자인을 조금 바꿨다. 꿈, 메모, 시간이 내용이 있을 경우에만 보이도록 했다. 그래서 사람마다 상자 크기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레이아웃을 유지하면서도 바다소 활용여부가 한 눈에 구별되고, 변화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기록의 총 누적시간도 나타내었다. 1만 시간의 법칙에서 알 수 있듯 꿈이 있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공허한 상상에 그칠 뿐이다. 내가 누적한 시간은 1387시간으로 별로 많지 않은데 시간기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지 3년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 전부터 따지면 그것의 10배쯤 더 들였을 것이다. 아무튼 그 시간을 볼 때마다 나 스스로 조금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위를 피해 집을 떠나 여행할지, 집을 리조트나 호텔처럼 꾸미고 집에 남을지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나는 이번 여름에 후자를 택했다. 고3인 아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여행을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소파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1인 소파에 앉아 잡지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가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것도 좋다. 아침에 동네를 산책하고, 점심이나 저녁에 외식을 하러 근처 식당에 가고, 카페에서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로 가볍게 집을 떠났다가 몇 시간 만에 다시 들어온다. 이번 여름 내가 집을 리조트나 호텔처럼 만들기 위해 돈을 쓴 것은 고무나무, 아레카야자, 테이블야자와 무드등이 전부다. 기존의 진한 초록 잎과 새로나는 연한 초록의 잎들로 무성한 나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을 즐겁게 하고, 노란 무드등은 식탁 위 노트북 옆에 놓여 밤에 거실 분위기를 운치 있게 해준다. 한편 욕실에 칫솔꽂이와 컵걸이를 달고, 천정 몰딩에 묻은 때를 닦고, 청소하고 짐을 정리하며 집을 위해 하루에 한 가지 정도 일을 한다.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집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하나라도 더 노력하면 조금씩 좋아진다. 긴 여행으로 몸을 피곤하게 하기 보다는 집에서 편안한 휴가를 즐기면서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 무엇보다 멋진 여름을 보내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