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어제 야간자습 감독을 하고 오늘 일찍 퇴근해서 아내와 메가박스에서 라라랜드를 보았다. 눈과 귀가 즐거운 감동적인 뮤지컬 영화다. 주인공들이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감독의 상상력 속에서 별과 물처럼 반짝인다. 그들은 선택함으로써 하나를 이루고 하나를 잃는다.
집에서 안락하게 낮잠을 자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그 대신에 아내와 외출하여 식당에서 점심 먹고 영화 보고 홈플러스에서 쇼핑했다. 몸이 더 피곤해졌을지 몰라도 정신은 힐링이 되었다.
그런데 메가박스의 푹신한 시트에 앉아 라라랜드에 빨려 들어가던 후반부 무렵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 머리가 점점 해리되는 것이었다. 분명 눈과 귀는 재미있게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데, 더구나 스토리가 클라이맥스로 가고 있는데, 머릿속에는 바다소의 스토리보드를 강력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차트가 떠오르고 있었다. 영화의 스크린과 내 머리가 그려내는 이미지가 망막에 오버랩 되어 다른 차원에서 펼쳐졌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나는 30분 정도 그런 상태였다.
아마도 어떤 장르의 영화는 이런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 편안한 영화, 즐거운 영화, 감동적인 영화 등등. 긴장을 풀고 영화에 몰입하다보면 머리가 말랑말랑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집에서 이것저것 세팅해가며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영화관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종종 이런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야겠다.
라라랜드는 결국 꿈을 이루어가는 삶에 관한 에피소드다. 그래서 나도 내 꿈에 대해 떠올려보게 된 것이리라. 꿈은 명확할수록 좋다. 비록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중에 그 꿈이 다른 것으로 바뀐다할지라도. 어떻든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작은 꿈이라도 그것을 이룬 사람은 더욱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꿈을 소중하게 보살펴야 한다. 꿈의 가치는 그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가에 있다.
꿈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을 떠올려보아라. 그 꿈이 별과 물처럼 반짝이는가? 그러길 바란다. 그 꿈이 각각의 선택을 결정하고 삶을 끌고 간다.
5년쯤 뒤에 다시 라라랜드를 보고 싶을 것 같다. 그때까지도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꿈이 계속 반짝이고 있다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