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6월 4일부터 6월 6일까지 19기의 꽃동네 봉사 일정이 있었다. 가기 전까지만해도 그냥 중학교 때 해봤던 그저 그런 장애우를 위한 봉사인 줄만 알았다. 가끔 말 벗이 되어주고 휠체어를 끌어주는 정도의 봉사. 하지만 이번 봉사는 단순히 꽃동네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봉사이기도 했던 것 같다.
봉사는 반별로 나누어져서 이루어졌는데, 나와 9반 남자 친구들은 '성모의 집'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봉사를 했다. 2박 3일동안 함께 뛰어놀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정도 많이 들었는데, 그 중에서 차혜준이라는 남자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고 나에게 감동을 줬던 것 같다. 혜준이는 올해 10살이 되었고, 팔, 다리를 모두 쓰지 못하는 아이이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도 혼자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어 누군가가 밀어줘야만 했다. 그런 혜준이가 6살이 되던 해, 천원, 이천원씩 모은 돈이 5만원이 되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아껴가며 모았던 돈을 혜준이는 자신보다 어린 천사의 집 친구들을 위해 써달라는 부탁을 했다. 선생님께 이런 부탁을 한 혜준이가 기특하면서도 지금까지 나의 관념과 생각들에 대한 반성도 했다. 이렇게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혜준이도 가슴 한 편에는 상처를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릴 적에 부모님과의 헤어짐을 시작으로 수많은 이별을 경험했던 혜준이는 이미 '헤어짐'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고 한다. 혜준이가 '형, 내일 가?'하고 물어봤을 때 '아니, 내일도 여기 있을거야~'하면 정말 좋아하지만 '응, 내일 집에 갈꺼야.'하면 '응,그렇구나...'라고 말한다는데, 둘째 날 저녁 캠프가 끝나고 혜준이가 나에게도 물어봤다, 내일 집에 가냐고..
혼자 있는 혜준이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캠프 내내 혜준이와 함께 놀아줬던 나였지만 그 물음을 듣자 가슴이 먹먹해지며 말을 잇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말해줬다. '내일 집에 가는데 잠깐 갔다가 또 금방 놀러올꺼야~' 아쉬워하면서도 잘가라는 말을 해주는 혜준이를 보면 정말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도대체 혜준이가 무슨 잘못이 있길래...하느님은 차라리 하루하루를 게을리하는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지 않으시고 왜 천사같은 혜준이를 힘들게 하실까...
죽음을 경험해보기 위해 유서를 쓰고, 관 속에 들어가보는 활동을 통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1분 1초를 아껴 쓰고 매일 장애우들을 위해서 기도하기로 했다. 또 혜준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방학때나 쉬는 토요일에 꽃동네 봉사를 다시 가기로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