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59 페이지
1864개  
바다소어워드 & 바다소랭킹   [8] 2014-04-26 박형종
현장   [2] 2014-04-18 박시원
세월호 2   [4] 2014-04-18 박시원
시원이의 나눗셈 1   [2] 2014-04-08 박형종
카메라와 사진 2014-03-29 박형종
⊙ ◁ [251][252][253][254][255][256][257][258]259[260] ... [373] ▷ 
카메라와 사진

며칠 전 풀프레임 DSLR카메라를 살까하는 충동이 들었다. 캐논에서 만든 6D라는 카메라인데 번들렌즈를 포함한 가격이 2백만 원쯤 한다. 가격을 알아만 보고 일단은 참았다. 자금 사정 때문에 몇 달 뒤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십년 쯤 전인가 캐논 10D를 중고로 사서 잘 썼는데 화소수가 요즘의 스마트폰보다 적은 6백만 픽셀인 게 불만이었다. 그래서 6년 전에 소니의 알파700으로 바꿨는데 열심히 찍다보니 4년 만에 미러가 고장 났다. 그걸 고치는 돈이면 새로 사는 게 나았다. 그래서 2년 전에 삼성 미러리스카메라 NX20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다.

NX20은 작고 가볍지만 싼 렌즈를 써서 그런지 DSLR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고, 미러리스의 한계인지 연속찍기 성능에서 아쉽다. 5월경에 삼성에서 밝은 18-55mm렌즈를 출시할 예정이므로 일단 그것을 기다려볼 작정이다. 그러는 동안 내가 쓰지 않던 기능들을 찾아 써보며 NX20과 더 친해질 것이다.


카메라와 렌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무엇을 찍는가이다. 나는 사람 얼굴을 주로 찍고, 드물게 건물이나 인테리어, 풍경 사진을 찍는다. 특히 아이들 얼굴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많이 찍고 있다. 하루 종일 찍어야 그나마 겨우 몇 장 건질만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찍은 사진들을 보관하기에도 급급한데 앞으로는 인쇄하고 액자에 걸거나 웹에 올리면서 또 다른 재미를 누려보고 싶다.

아이들이 다 크면 나는 더 자유로운 사진들을 찍게 될 것이다. 일생을 제주도 중간산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는데 바쳤던 김영갑씨처럼 어떤 테마를 정해서 찍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순간의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영원히 담아두겠다고 인간이 카메라와 캠코더를 만들어낸 것은 참으로 경이롭다. 요즘은 본말이 전도되어 사진을 찍으려고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그것을 공유하려고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하는 신기한 세상이다. 어딘가로 나설 때 카메라부터 챙기고 카메라가 없으면 불안해한다.


이 글은 어젯밤에 썼는데, 일찍 일어나서 수정하다보니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봄이 돌아왔다. 이런 날 집에 있는 것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카메라를 챙겨서 어디로 갈까 생각하던 참에 아내가 들어와서 에버랜드가 삼성카드만 있으면 만원에 갈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에버랜드 튤립 축제가 시작되어 그렇지 않아도 가보고 싶었었다. 그래 거기로 가는 거야! 그런데 중2 아들이 친구와 약속이 있다하고, 초등4학년 딸도 친구와 페트병으로 로켓을 만들어야 한단다.

아침을 먹고 베란다로 나가서 거실 쪽 창을 한쪽으로 시원하게 젖혔다. 열흘쯤 전부터 창가에 노랗게 핀 산수유가 봄이 집 앞까지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가까이 마주한다. 어젯밤에 내린 비가 베란다 난간에 방울져 있다가 햇살이 비추자 사르르 사라진다. 빗물이 더해져서인지 실개천의 물이 더욱 경쾌하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베란다에 놓인 테이블에서 아내와 차를 마셨다. 음악을 듣고 싶기도 했지만 시원이가 거실에서 보고 있는 "1박2일" 재방송과 "TV동물농장"을 힐끗 넘겨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다. 사실 이 순간 이곳에서라면 무엇을 해도 좋았을 것이다.

에버랜드에서 튤립을 구경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었을 테지만 이렇게 한가하게 일요일 아침을 온전히 즐기는 것도 상쾌하다. 아내와 나는 일정을 바꿔 원주 캠핑장을 구경 가기로 했다. 인근에 캠핑장이 많이 생겼다. 캠핑 장비들이 자기 좀 꺼내달라고 들끓고 있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역사는 그랬을 것이다.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조차 일반 시민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테니까. 그러나 왕과 같은 절대 권력도 없고, 누구나 쉽게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에 그 말은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록을 많이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형종   2014-03-29 (토) 22:08   인쇄


다음 글 《 시원이의 나눗셈 》 박형종

이전 글 《 스마트폰으로 바다소에 메모 쓰기 》 박형종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