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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짐을 정리 하는데 꼬박 3일이 걸렸다. 이런 좁은 곳을 정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5년 반 전에 이곳으로 이사했을 때 수십 박스를 버린 이후로 다시 여섯 박스의 짐을 버렸다. 베란다 창고 안에 자잘한 잡동사니들을 넣어 놓으니 마음까지 여유로워진다.

강릉에서부터 18년간 사용하던 테이블도 5천원을 주고 버렸다. 베란다 밖으로 아파트 정원을 더욱 잘 내다볼 수 있게 되었다. 멋진 전망을 5천원에 산 셈이다. 녹음이 우거진 나무들, 낮게 늘어선 울타리, 그 옆을 흐르는 개울물을 바라보니 마치 하루에 수백만 원 하는 프라이빗 리조트에 온 느낌이다. 어디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사라지게 하는 멋진 풍경이다.

시훈이는 새벽같이 강릉으로 3박 4일 영재원 여름학기 수업을 들으러 갔다. 한가했던 오전은 시원이가 수영 강습을 마치고 집에 들어서면서 끝났다. 홈플러스에 가서 점심과 팥빙수를 먹고, 집에 와서는 낮잠을 잤다. 저녁 먹고는 아내와 시원이랑 원주천을 따라 자전거를 탔다. 월요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신문을 보고 밤에 홀로 산책을 나갔다. 흥미로운 기사가 몇 개 있었지만 스크랩을 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못했다. 서재의 짐을 정리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신문을 스크랩했던 뭉치들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었다. 스크랩할 당시에는 나중에 또 읽어볼 생각으로 하지만 정작 수납장에 보관하고 다시 읽어보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은 다행스럽게도 신문사들이 웹페이지를 운영하고, 기사에 대한 퍼마링크를 제공한다. 그래서 전에 북마크에 몇 개를 링크해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스크랩 게시판을 따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시판을 만드는 것은 매우 간단했다. 최근에 작은이야기의 글에 웹사이트를 링크하는 기능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의외로 이렇게도 활용된 것이다.

앞으로 신문을 보다가,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흥미롭거나 나중에 참조하게 될 만한 것들은 종종 웹에서 스크랩을 해둘 것이다. 종이 쪼가리들을 어디에 보관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공유하고 어디서든 살펴보기에도 편할 것이다.
박형종   2013-07-30 (화) 02:2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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