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3 2주 전에 이디야커피에 쌓여 있던 cgv 조조 1+1 할인쿠폰을 몇 개 집어오길 잘했다. 그 때는 쿠폰의 유효기간인 4월 30일 이전에 영화볼 일이 있을까 반신반의 했지만, 아이언맨3가 때마침 개봉했다. 예전에 아이언맨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났고, 이런 유의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시훈이 생일 이벤트로도 훌륭했다.
cgv원주는 프리머스씨네마에서 인수된 이후로 할인이 풍성하다. 삼성카드로 결재하니 4인 가족이 영화를 보는데 총 7천원밖에 들지 않았다. 10시에 극장에 도착해서 10시 10분 조조를 보려고 했는데 맨 앞자리밖에 없어서 그 다음 조조인 10시 50분 것을 예약했다. 총 5개관에서 아이언맨3를 하는데, 각 관별로 조조 시간이 다르다. 이것도 cgv가 들어오고 좋아진 점이다. 조조인데도 극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놀이공원과 극장은 사람이 많을수록 재미있다. 단, 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가정에서. 이번 경우처럼 말이다.
아이언맨3는 할리우드적인 재미있는 스토리, 위트와 반전, 화려한 액션이 집약된 멋진 영화였다. 엔딩 크레딧만 3분 가량 계속 되는 것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매달렸는지 알 수 있었다. 컴퓨터 그래픽이 매우 많았음에도 전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게 있어 아이언맨3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하나만 꼽자면 맨 마지막 내레이션이다.
"나는 아이언맨이다!!"
엔딩으로 더 없이 간결하고 훌륭했다. 멋진 영화를 만든 사람의 자신감이 묻어나 있어 보였다. 나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어서 덩달아 뿌듯했다.
연각이란 중식 집에서 1인에 만원인 런치코스를 맛있게 먹고, 도서관에서 전원주택과 커피에 관한 흥미로운 잡지를 보고, 저녁으로 한 달 전 소셜에서 구매한 세븐스프링스 그린샐러드 뷔페를 배터지게 먹고, 롯데마트에서 노트북을 구경하는 동안 계속 그 내레이션의 변형 버전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는 누구인가?"
집에 오니 밤 9시 반이었다. 서재의 코쿤 소파에 누워 그 단어에 대해 또 생각했다. 이번에도 결론이 날 것 같지 않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집요하게 나는 그 비슷한 주제에 골몰하고 있었다. 바로 옆 얼마 전에 들여 놓은 삼나무테이블에서 은은한 삼나무향이 코로 들어와 머리를 마사지했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밤 11시 50분이었다. 몸이 노곤했다.
삼나무테이블에 앉아 바다소에 로그인했다. 목표통장에 들어 있는 항목들을 이리저리 클릭하며 묵묵히 바라보았다. 새벽 1시. 내 눈 앞에서 안개가 걷히고 모든 것이 또렷해졌다.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오락거리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매개체이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메시지이다. 나에게 있어 아이언맨3는 그 모든 것이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