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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vs 책 읽기

인천 조카 결혼식에 다녀왔다. 항상 어리기만 해보였던 조카가 결혼한다니 소꿉장난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나는 원주에서 인천까지 운전을 했고, 시훈이는 조수석에 탔다. 시훈이는 계속 스마트폰 이야기를 했다. 시훈이는 최근 이상한 거래를 여러 차례 했다. 아빠와 엄마에게 상의도 하지 않고 중고 아이팟을 인터넷 직거래로 7만원에 샀는데, 액정이 깨진 채로 택배 배달되었다. 액정 교체비가 5만원 드는데, 판매자는 설 명절 후에 용돈을 타서 준다고 하더니 그 대신 팔아서 쓰라고 7인치짜리 저가형 태블릿을 보냈다. 집에 이미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노트 10.1이 있기 때문에 그 태블릿이 있을 자리는 없었다. 시훈이는 그것을 6만원 받고 팔기로 하고 다른 사람에게 부쳤는데, 구매자는 돈을 주지 않고 대시 htc스마트폰을 보냈다. 내가 볼 때 참 이상한 거래들이지만 이것저것 만져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운전을 하면서 시훈이의 스마트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너 레미제라블 어디까지 읽었니?" "2권 읽고 있어요." 그 책을 사 준지 한 달도 넘었는데 아직 2권도 다 못 읽은 것이다. "어떤 부분인데?" "워털루 전쟁이 막 끝났어요." "너 워털루 전쟁이 뭔지 아니?" "몰라요." 나는 백과사전을 찾아가며 책을 읽으라고 말했다. 루이18세, 프랑스 대혁명 등 백과사전을 뒤적이며 조사하다보면 책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2년쯤 전에 시훈이에게 중고 백과사전을 사주었었다. 책을 읽을 때는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을 찾아가며 읽으라고 충고했다.

돈이 생기면 반은 저금을 하고, 반은 자기를 발전시키는 데 쓰라고 했다. 자기를 발전시키는 데 가장 좋은 것은 좋은 책을 사서 읽는 것이다. 책은 지은이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십 년 이상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쥐어짜서 쓴 것이다. 책값은 만 원 정도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매우 비싼 것이다. 비록 간접 경험이지만 잘 빨아들인다면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런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선생님이나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수준이 고만고만한 친구들과 하루 종일 카톡을 주고받는다 하더라도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돈을 군것질을 하는데 쓰지 마라. 그런 것들은 대체로 건강에 좋지 않다. 친구가 먹을 것을 사주겠다고 할 때도 그렇게 돈을 낭비하지 말고, 책을 사는데 쓰라고 말해주라고 했다. 그러면 친구 부모로부터 기특하다고 칭찬을 받고, 너와 가깝게 지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국어사전과 백과사전을 뒤적이며 책을 읽다보면 처음 한 권을 읽기가 매우 더디지만, 열 권을 읽으면 초보를 벗어나게 될 것이고, 백 권을 읽으면 어느 친구보다도 높은 수준에 이르고, 천 권을 읽으면 그 분야 전문가가 될 것이고, 만 권을 읽으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 자전거 산책을 할 때는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가라. 상쾌하게 운동도 되고 좋은 책도 읽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원주 톨게이트를 들어서면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인천에 도착했다. 때로는 자동차 안에서, 때로는 집에서 시훈이에게 한 두 시간씩 이야기 해준 것이 벌써 열 번도 넘는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결혼식이 끝나고 인천 영풍문고에 들러 시훈이는 "소설 목민심서"를 샀고, 나는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를 샀다. 시훈이 덕분에 나도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박형종   2013-02-23 (토) 23:27   [3]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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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원   그래요?처음알았네요물물교환한것
2014-04-27 14:39  

박시원님의 댓글에 대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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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경   흑..잔소리꾼아부지ㅠㅠ
2017-05-22 22:36  
박형종 김하경   언제 적 글이야! 너의 답글 덕분에 다시 읽어보니 불과 4년 전인데 그 때는 글을 별로 못 썼네ㅋㅋ 아니면 엄청 피곤했었던가ㅠ.ㅠ
2017-05-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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