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8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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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는 곳

어제 에버랜드와 여주아울렛에 다녀왔다. 원래는 시훈이 신발을 사려고 여주아울렛에만 가려고 했었는데 고속도로 출구를 지나치는 바람에 에버랜드까지 가게 되었다. 혹시나 해서 에버랜드 연간회원권을 챙긴 것이 다행이었다.

겨울방학 때 에버랜드 눈썰매를 한 번 타야지 하고 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꼼짝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정작 눈썰매는 세 번만 탔다. 새로 생긴 곤돌라를 타는 게 재미있었다. 일요일인데도 사람이 적어서 줄도 서지 않고 내려갈 때, 올라올 때 곤돌라를 탔다. 시원이는 이글루와 작은 성, 얼음 동굴이 있는 어린이용 눈썰매장도 좋아했다. 오빠가 눈썰매를 끌어주어서 더욱 신났던 것 같다. 겨울이벤트로 산천어축제나 눈꽃축제 같은 데를 못가서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즐길 수 있어서 고마웠다.

추위도 녹일 겸 미스터리 펜션에서 레이저 총을 쏘았는데 시훈이와 나는 7100점으로 공동 1등을 했다. 승자를 가리기 위해 한 번 더 했는데, 내 총만 나오고 다른 총들은 고장이 나서 다시 한 번 더 탔고, 이번에는 시훈이 총만 나오지 않아서 결국 시훈이가 진 것으로 결론을 냈다. 운도 승부의 한 요소다! 시훈이는 당당히 승부에 승복하고 가족들에게 기념품점에서 사탕과 캐러멜을 샀다.

외국 사람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영어로 몇 마디 하면서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시원이가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처음에 원, 투, 쓰리, 치즈 스마일 하는 말은 알아들었는데, 내가 그 다음에 한 번 더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는 말과 사진이 잘 나왔다고 하는 말은 못 알아들은 모양이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해야 할 필요를 깨달았단다. 엄마가 학원을 다니라고 해도 노는 것을 좋아해서 들은 척도 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스스로 깨달았다면 앞으로 공부가 더 수월할 것이다. 그리고 여주아울렛으로 가는 길에 오빠가 차 안에서 용두사미라는 말을 꺼냈는데, 여기서 미가 꼬리를 뜻한다는 것을 몰라 헤매는 모습을 보고는 한자 공부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여주아울렛에서는 나이키가 50% 할인을 해서 그곳에서 시훈이 신발을 사기로 했다. 그런데 첫 번째 신발은 잘 샀는데, 두 번째 신발은 아내와 시훈이가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거의 한 시간가량 수 십 켤레의 신발을 집었다 놓았다 했다. 나는 기다리다 지쳐서 의자에 앉아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결국은 둘이서 감정만 상하고 처음 신발 하나만 사고 나오게 되었다. 이래서 쇼핑은 피곤하다. 우리는 차에서 자고 있던 시원이를 데리고 내 제안에 따라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고 아울렛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나는 깨알 같은 유머로 썰렁한 분위기를 녹여버렸다. 내 유머에 칭찬이 인색한 아내도 이번에는 시훈이에게 아빠와 같은 유머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아빠로 둬서 행복한 줄 알라고 말했다. 저녁을 먹고 리복에서 저렴하게 시훈이 신발을 하나 더 샀다. 아내는 저녁 8시 문 닫을 시간이라 구경하지 못한 상점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비로소 이번 아울렛 나들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체감하는 표정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도미노피자에서 오븐구이감자를 두 통 사서 처제 네에 갔다. 빛나가 전날 집에서 피자를 먹을 때 사이드메뉴로 추가한 오븐구이감자를 못 먹어서 서운했던 모양이었다. 감자를 먹는 사이 시훈이가 재테크에 관한 책을 잠깐 읽었는데, 거기서 용돈의 90%를 저축하라는 글과 용돈 출납부를 기록하라는 글귀를 본 모양이다. 아내와 시원이는 처제 네에서 자고, 나와 시훈이는 집으로 왔는데 시훈이는 집에 오자마자 용돈 받은 것과 쓴 것을 몇 줄 기록하는데 거의 한 시간가량 끙끙댔다. 나는 지난 5년간 웹에 기록한 것을 보여주며 요령을 가르쳐주었다.

어제 내가 여주 인터체인지를 지나치는 바람에 아내에게 놀림을 받기는 했지만, 덕분에 에버랜드에서 즐거웠고, 아이들도 여러 가지 배운 것이 많았다. 나는 과거의 실패에 연연하지 말고, 항상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좋은 경험을 했다.

시훈이가 용돈 출납부를 쓸 때 나는 바다소의 로망에 올릴만한 거리를 찾기 시작해서 밤 12시까지 쌍용건설의 웹사이트 갤러리를 뒤적였다. 그 많은 건축 프로젝트 중에서 싱가포르의 두 곳만 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특히 우리나라 건물들은 왜 그리 밋밋한지 모르겠다. 당장은 건축비를 아낄 수 있겠지만 디자인이 나쁜 건물을 짓는 것은 긴 안목에서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로망에 추가할 것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바다소가 그런 꿈을 진짜로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곳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소는 '바다와 소나무' 즉 우리나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을 줄인 말이다. 태그는 '늘 우리 곁에 푸르게'였다. 그런데 작은이야기에 한 달 전 로망 칼럼을 만들고부터는 자꾸 생각이 그런 쪽으로 발전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2년 전에 만들어 놓은 일일계획 프로그램을 이달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로망과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모양이다. 이제는 일일계획에서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 자체가, 즉 평균성공률을 100%로 끌어 올리는 것이 내 목표가 되었다.

오늘 아침에는 불현듯 바다소의 태그를 '꿈 공장'으로 하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저런 후보들을 검토하였고, "꿈을 이루는 곳"으로 결정했다. 바다소 웹사이트의 제목을 "바다소, 꿈을 이루는 곳"이라 바꾸었고, 로고에 태그를 넣었다. 마침 '~소'에는 장소라는 뜻도 있다.

사실, 꿈을 이루는 방법은 다음의 단 한 가지 밖에 없을 것이다. 첫째, 꿈을 꾸는 것이고, 둘째 그 꿈을 향해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바다소에는 이 두 가지가 다 있다. 내가 "꿈을 이루는 곳"이란 태그를 떠올리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조금 당돌한 느낌도 있지만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 것이다. 꿈이 있고, 그것을 위해 한발 한발 다가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올 해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형종   2013-01-28 (월) 16:13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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