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페이지 웹사이트의 첫 화면을 꾸미는 것은 언제나 고민스럽다. 단조롭지 않아야 하며, 기능도 있어야 하고, 동적이어야 한다. 거기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가치관, 디자인 솜씨, 프로그램 능력 등등이 총체적으로 드러난다.
나는 지금까지 백 번도 넘게 첫 화면을 바꾼 것 같다. 우주를 담기도 했고, 스케줄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주일쯤 전에는 작은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바꾸고서는 매우 만족해했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두 가지 점이 마음에 걸렸다. 첫째, 첫 화면에 나타난 글은 방문객이 클릭해서 읽은 것이 아닌데, 그것의 조회수는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둘째, 시원이처럼 답글을 단 경우 그것을 첫 화면에서 인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찌 보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신경이 쓰이긴 했다.
두 시간 전에는 드디어 깊은 생각을 통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철학과의 만남이었다. 철학적 사색에 빠져본 적이 얼마만인가? 좋은 결론을 얻겠다는 마음을 비우고 그냥 생각 자체를 즐겨보기로 했다.
대체 세상에 존재하는 수 억 개의 웹페이지들은 어떤 모습인가?
첫 화면을 꾸미는 방식에 따라 웹사이트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포털처럼 첫 화면에 게시물의 제목을 나열하거나, 블로그처럼 글을 보여주거나, 소셜네트워크처럼 로그인하기 전에는 간단한 이미지와 메시지만 보여준다.
내가 고민하는 두 가지 문제가 어떤 유형으로 해결될 수 있을 지를 검토했다. 포탈과 같은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제목만 나열된 첫 페이지는 무미건조한 느낌이다. 블로그는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채택할 수 없다. 이미지와 메시지만 있는 첫 화면은 대규모 네트워크에서나 의미 있는 방식이다.
마땅한 방법은 없는 걸까...
30분 정도 골똘하다가 이런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냥 단순하게 첫 화면에 최근에 올라온 답글을 보여주면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것은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만들고 보니 그 자체로 흐믓한 미소가 떠오른다. 이런 형식의 첫 페이지를 본 적이 없다. 첫 페이지의 메인이 답글이라니! 첫 페이지에서 강한 인터렉션(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다.
내일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오늘은 아무튼 대만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