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어제 바다소에 포트폴리오 기능을 만들었다. 토요일 민사고 음악회에 가는 버스 안에서 골똘히 창밖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었다.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까에 대해서는 여러 대안들이 있어서 결정을 못했다. 작은글쓰기, 에피소드, 연대기, 포스트잇 등등 이미 바다소에 있는 기능을 사용하는 것과 새로 프로그램을 짜는 방법들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떠올랐다. 버스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피곤해서인지 더 이상 아이디어들이 정리되지 못했다.
어제 일요일 푹 자고 일어나서 한가롭게 집에서 뒹굴었다. 오후 4시쯤 시원이랑 북스타 서점에 가서 잡지를 읽다가 다시 그 주제가 떠올랐다. 집중해서 생각한 결과 포스트잇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이 간편하고 기능 면에서도 장점이 많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저녁 6시쯤 집에 와서 아내가 저녁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내 아이도 그렇지만 요즘 학생들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같은 sns에서 짧은 단문 메시지를 쓰는 것은 몇 시간이라도 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 1000자를 쓰라고 하면 잘 쓰지 못한다. 깊은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글을 쓰는 습관이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글처럼 자기의 실력을 보여주는데 정직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든 중,고,대학교 10년 포트폴리오를 써 가면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그것이 종이에 쓰는 일기 형식이든, 노트에 쓰든, 웹에 쓰든 핵심은 깊은 사색의 결과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두 줄 끄적거리는 메모는 아이디어나 일정을 망각에서 구하는 데는 쓸모가 있을지 몰라도 자기 일생의 중요한 이정표를 기록하는 포트폴리오에는 부적합하다.
열흘쯤 전에 삼성전자 사이언스토크쇼에 인솔교사로 갔을 때, 참가 학생들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가 진로특강을 했었다.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원하는 인재상을 설문조사한 결과 1위는 44%인 인성이었다는 결과를 강조하면서 요즘은 남자이면서 인성이 좋은 경우를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에 희소성 때문이라도 남자이면서 인성이 좋은 사람은 기업에서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마찬가지로 요즘은 포트폴리오를 기록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내가 만든 바다소 포트폴리오 프로그램의 첫 손님으로 시훈이에게 지난 토요일 있었던 영재원 면접시험에 대해 기록해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은 배운지 일주일 된 기타에 대해 써보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발굴하고 기록할 것들은 많다. 기록하다보면 무슨 활동들이 기록에 도움이 될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활동들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어떤 활동들이 좋을 지를 사색할 것이고, 자기가 이룬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탐색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바라는 바이다.
아직 덜 다듬어진 표현이지만 내가 오늘 포트폴리오 쓰기 페이지에 넣은 안내의 글은 다음과 같다.
------------------------------------------------------
포트폴리오 쓰기
-바다소의 포트폴리오는 자기의 이력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능입니다.
-학습,봉사,동아리,리더십,독서,체험,스포츠,음악·미술,인턴,대회참가,자격증,경력 등을 기록합니다.
-포트폴리오 발행하기 기능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과 성취도를 파악하고 진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상담하기 기능을 통해 선생님과의 상담 및 진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해왔었는지를 보여주는 자기소개서이자 이력서입니다. 수년간, 또는 평생 동안 완성되어 가는 멋진 포트폴리오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기업에 자신을 알리고 믿음을 주는 훌륭한 홍보자료이자 꿈을 이루게 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입니다.
------------------------------------------------------
내 아이들과 학생들이 잘 이용해주기를 바라지만 이러한 포트폴리오 기능은 나 자신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바다소 포트폴리오는 일종의 포스트잇 일지이기 때문에 사실 나는 거의 매일 이 기능을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요즘 들어 가장 감사하는 일은 내가 더 늙기 전에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적절한 때에 오랜 기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