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9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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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링크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쓴다. 바다소의 첫 화면에 포토링크를 추가하였는데, 그것을 기념할 겸 늦은 시간이지만 글을 쓰는 것이다. 포토링크는 갤러리의 사진을 사용한 포스트잇이나 사진이 첨부된 작은 이야기를 링크한다. 작은 이야기는 개인 소장용의 포스트잇하고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아무래도 생각을 깊게 하게 되고 특히 아이들의 글 솜씨를 향상시키기에 좋다. 포토링크도 생겼고 하니 앞으로는 귀찮더라도 사진이 첨부된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될 것 같다.
 
 
원주에서 국도를 따라 제천 가는 길에 산자락이란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처제네가 티몬에서 쿠폰을 끊어 놓은 것이 있어서 덕분에 차도 얻어타고 함께 가게 되었다. 숲 한가운데 넓은 잔디밭이 포근했다. 이런 곳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면 제격일 것 같다. 그렇지만 비가 온 뒤라 옷을 만만하게 입고 온 시원이는 춥다고 했다. 시원이는 어젯밤에 편도선이 부어서 열이 많이 났었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아내는 앤틱 분위기의 실내도 좋아했다.
 
홈메이드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는 내가 먹기에도 아이들이 먹기에도 무난했다. 처제는 기름기가 없다며 직접 요리를 내오신 아주머니 사장님께 칭찬을 해주었다. 사장님은 서비스로 따끈따끈한 빵을 주셨다. 후식으로 커피를 앤틱잔에 내오셨는데 앤틱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원주에서 조금만 더 가까웠다면 인기가 높았을 곳인데.. 애니메이션 카에서처럼 고속도로가 생기고난 이후로는 차가 드물게 다니는 국도변의 아까운 식당이다.
 
그나저나 시훈이는 기말시험 보고나서는 신나게 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시청까지 가서 물놀이를 하고 찜질방에서 목욕도 한 모양이다. 친구들과 저녁까지 떡볶이를 먹느라고 산자락에 함께 가지 못했다. 아내는 마치 자기 몸 일부를 놓고 가는 것처럼 불편해했다. 9시가 넘어 집에 오니 혼자서 자기 방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엎드려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었다. 조금은 심심하고 무서웠던 모양이다.
 
선선한 어둠 속에서 산책을 했다. 요즘 내가 즐겨 다니는 코스는 집 바로 앞의 개울을 따라 걷다가 짧은 다리를 건너 ㄷ자 모양으로 운동장 트랙 정도의 거리를 왕복하는 것이다. 중간에 차를 만날 일이 없고, 바닥에 작은 돌과 잡풀들이 깔려서 단조롭지 않다.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가 물끄러미 아파트에 켜진 불을 본다. 집 식구들은 저 불빛 아래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리 아래를 보니 흙탕물이다. 개울이 좁아서 비가 오면 한동안 흙탕물이 요란스럽게 흐른다. 시간도 그렇게 흐르는 것 같다. 불투명한 것이 요란스럽기만 하다. 가끔 이렇게 사진을 찍고, 글을 써서 붙잡아 두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으면 급한 물에 떠밀리는 흙처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휩쓸려갈 것 같기만 하다. 그래서 이런 늦은 밤에 몇 시간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아침에 맑아진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시간과 씨름하며 남겨 놓은 사진과 글을 보게 되면 나는 마냥 뿌듯해 할 것이다.
박형종   2012-07-08 (일) 03:2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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