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과 꿈 금요일부터 머리가 무거웠다. 금요일 저녁 때는 물리과 회식을 했고, 토요일에는 친한 선생님 가족을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또 다른 선생님 가족과 낭띠에서 점심을 먹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간현유원지를 산책했다. 그리고는 집에서 피자를 먹고, 영화 라푼젤을 보았다. 두 가족이 함께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니 우리집이 진짜 영화관이 된 것 같았다. 이번에도 시원이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스크린 앞에서 춤을 췄다. 프로젝터의 전등빛이 시원이의 현란한 몸에 막혀 스크린에 들뜬 그림자를 만들었다.
라푼젤은 이번까지 다섯 번쯤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놓쳤던 부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오늘은 오리 고깃집에서 악당처럼 생긴 사람들이 자기의 꿈에 대해 노래하는 부분이 여운을 남겼다.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플랭카드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꿈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늦은 밤, 비가 멈추고 걷기 좋을 정도로 물이 스며든 냇길을 걸으며 나에게도 그런 꿈이 있었는지, 지금 그런 꿈이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았다.
아이들은 또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어떤 꿈을 갖게 되길 바라는지?
어떻든 꿈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꿈이란 신기루와 같아서 가까이 가면 사라지고, 물거품과 같아서 만지는 순간 깨어져 버린다. 그냥 보이는 길을 열심히, 즐겁게 갈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고, 지나온 길이 꿈만 같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