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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기 유럽수학여행 사진


수학여행 인솔을 다녀온지 두 달이 지났다.
 
차분하게 글도 쓰고 사진도 올리고 싶었는데, 너무 바쁘게 시간이 지났다. 사진이 8천장 가까이 되다보니 1초에 한장 꼴로 사진을 넘겨보는 데에만 세 시간이 걸렸고, 까맣게 나온 사진을 밝게 보정하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일단 이틀치 사진 약 800장을 올리고 두 달을 보냈다. 그제 다시 3일째 사진 8백장을 3시간 동안 올리고는 지쳤다. 앞으로도 7일치 사진이 더 남았는데 일주일 이상을 사진 올리는데 매달려야  한다니.. 그런데 역시 궁하면 통하는 법이다.
 
어제 출근하다가 사진들을 모두 한번에 업로드하고, 데이타베이스에 한번에 저장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건 기술적으로 간단한 것이었다. 지난 7년 동안 9천 장이 넘는 사진을 올릴 때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이상한 일이다. 지난 낭비된 시간이 아까웠지만 앞으로 올릴 사진도 많기 때문에 늦게나마 다행이다.
 
어제 하루치 사진을 올리는데 걸릴 정도의 시간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 4153장의 사진을 모두 올렸다. 사진을 고르는데 걸린 시간을 빼고 순수하게 사진을 올리는데 걸린 시간은 20여분 정도였다. 시간을 60배 정도 아낀 것이다! 
 
 
흔들린 사진이 많은 것이 아쉬웠다. 실내와 실외를 번갈아 움직이고, 길거리를 걷는 동안에 찍은 사진이 많아서 카메라 설정을 매번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흔들린 사진을 빼면 남는 사진이 별로 없기 때문에 흔들린 사진도 웬만하면 다 올렸다.
 
77명의 학생들을 고루 담지 못한 것도 미안한 일이다. 유럽여행팀이 A팀과 B팀으로 나뉘었는데 나는 A팀 버스를 타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숙소도 팀별로 달랐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뒤에 처지는 학생을 관리하다 보니 행렬의 뒷쪽 학생들이 자주 잡혔다. 버스에서 내 바로 뒤에 탔거나, 유로스타나 고속전철에서 같은 칸에 탔거나 했던 학생들의 사진도 많은 편이다. 버스나 기차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무료하지 않게 시간도 금방 가고, 남는 것이 있어 그런 상황을 즐기는 편이다.
 
식당에서는 나도 식사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야 했기 때문에 학생 한명 한명에 집중해서 찍을 형편이 안 되었다. 다른 많은 경우들에서 그런 점이 아쉬었다. 우리는 항상 바쁘게 움직였다. 그나마 사진에 협조적인 경우에는 찍기가 수월했지만 거부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다.
 
내 카메라 한 대로 77명의 모든 결정적인 장면을 잡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내 눈에는 보였지만 아쉽게도 내 카메라에는 미처 잡지 못한 장면들도 많았고, 내 시야를 벗어난 것은 더욱 많았을 것이다. 학생들도 카메라를 갖고 왔기 때문에 그런 장면들 중의 일부는 그들 카메라에 포착되어 있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고 싶다.
 
인천공항을 나설 때 무사히만 다녀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진은 덤이었다. 언젠가 시간이 날 때, 사진 한장 한장 음미하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쓸 수 있었으면 한다.
박형종   2011-09-18 (일) 23:04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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