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30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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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닉스아일랜드, 산방산온천

어제는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텐트에서 철수하고 산방산 온천에서 자기로 했다. 자동차에 침낭과 작은 버너와 코펠을 넣고, 텐트에는 타프와 탁자, 의자 등을 넣어 놓고 두랄루민 팩을 몇 개 더 박아 보강했다. 모구리야영장에는 대피소도 있어 2년 전에는 그곳을 이용하기도 했었지만, 며칠 생활을 하기에는 밥을 해먹기도 이동하기에도 불편한 점이 있다. 그 동안 좁은 텐트에서 싸게 잤으니까 마지막 며칠은 조금 호강하며 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지난번 빨래를 하고 나서 새로 쌓인 빨래감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번 휘닉스아일랜드로 갔다. 태풍 직전의 무덥고 습한 날씨와 높아진 파도가 우리 앞에 있었다. 아내가 코인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두 번이나 건조를 하는 동안에 아이들에게는 과자와 노트북, 내 휴대폰으로 놀거리를 주고, 나는 추천서 한 장을 썼다. 추천서를 끝내고 나니 그 동안 내 마음을 누르고 있던 무거운 돌이 하나 내려진 느낌이었다.
 
빨래를 마치고 해마열차를 타고 민트레스토랑으로 갔다. 지난번까지는 바깥 구경만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그 안에서 점심도 먹고 팥빙수도 먹기로 했다. 음식의 양과 맛, 가격은 전혀 못마땅했지만 전망은 멋있었다. 그냥 그걸로 쓰린 마음을 다독이기로 했다.
 
두 시간 걸려 산방산온천에 저녁 6시쯤 도착하자마자 나는 이마가 까지는 부상을 입었다. 내 옷장 위에 시훈이의 옷장이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시훈이의 열린 옷장에 이마를 박은 것이다. 이마에서 피가 나고 까진 피부가 그 끝에서 메달려 있었다. 나는 일층으로 내려가 연고를 바르고는 다시 수영장으로 가서 아내와 아이들이 수영하는 사진을 찍었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싶었지만 이마를 다치는 바람에 그냥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온도는 높았지만 세찬 바람 때문에 오래 수영하기는 힘든 날씨였다. 그래도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다.
 
저녁을 먹고, 탄산온천 사우나를 하고, 찜질방에서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고 밤 12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찜질방이 1층에 있어서 그런지 지난번에 잤었던 워터월드의 찜질방에 비해 훨씬 시원하고 쾌적했다. 텐트의 잠자리보다 훨씬 낫다고 할순 없지만 모구리야영장의 샤워장보다는 탄산온천이 비할 수 없이 좋다. 채널 선택권은 없지만 텔레비전도 볼 수 있고, 식당을 이용해서 저녁과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아내와 아이들은 반가운 것 같다.
박형종   2011-08-06 (토) 22:24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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