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30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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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랜드

큰 매미 한 마리가 우리 타프 밑에 메달려 있다. 우리 타프를 나무로 착각한 것 같다. 다행히 울지는 않고 있다.
 
아침에 우크렐레 아저씨가 텐트를 철수 하셨다. 태풍이 온다는 예보도 있고 해서 철수하기가 쉬운 김령해수욕장의 야영장으로 옮기시는 거다. 모구리야영장을 떠나시기 전에 우리 텐트로 오셔서 마지막으로 짧은 공연을 해주셨다. 아이들과 함께 예쁜 그림이란 노래도 불러주셨고, 본인이 즐겨 부르시는 노래도 몇 곡 하셨다. 그 분 덕분에 야영장에서 뜻밖의 음악 체험을 하게 되었다. 안타까운 점은 시훈이가 음치인데다가 시훈이와 시원이가 노래 부르는 습관이 안 되어 있어 즐겁게 잘 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의 서재를 AV룸으로 꾸미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점심을 컵라면으로 간단히 먹고 더위와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에코랜드를 갔다. 곶자왈이란 곳을 기차를 타고 돌며 중간 중간 역에 내려 산책을 하거나 구경을 하는 컨셉의 관광지였다. 더울 것이란 우려와 달리 울창한 숲과 호수, 그리고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덕분에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그냥 돌아오기가 허전해서 관음사야영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는 중간에 귀여니산책길, 비자림 드라이브 코스, 제주마 방목장 등을 지나게 된 것은 보너스였다. 관음사야영장은 숲 속에 있어 타프 없이도 시원하고 사이트가 잘 꾸며져 있다. 다만 사이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성수기에 자리를 잡기는 힘들 것 같고 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 
 
모구리야영장으로 오는 갈에 셰프라인월드라는 곳을 잠시 들렀다. 저녁 6시에 문을 닫지만 간단히 입구쪽에서 기념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들를만한 곳이다. 그렇게 몇 곳을 들렀어도 저녁 7시 반에 모구리야영장에 도착했다. 저녁먹고 샤워하고, 아이들은 다른 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한동안 텐트 안에서 티격태격하다가 지금은 잠이 든 모양이다. 나도 오늘은 조금 일찍 자야겠다. 낮에 더위를 먹었는지 뒷머리 쪽이 묵직하다. 
 
모구리야영장 사람들은 영화를 보거나, 노트북을 하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나누며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틀 뒤에 태풍이 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무나 태평한 풍경이다. 
박형종   2011-08-04 (목) 22:18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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