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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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말거나박물관, 워터월드, 테디베어뮤지엄, 다빈치박물관

우리가 야영장을 비운 지난 하룻동안 비가 무척 왔다고 한다. 늦은 밤에 야영장의 밝은 조명등이 꺼지니 날벌레들이 우리 텐트의 작업등으로 달려든다. 작업등을 끄고 수건을 노트북과 머리에 걸쳐놓고 글을 쓴다. 목에 무리가 심한 자세다. 
 
어제 김인석선생님네가 모구리야영장에서 텐트를 걷고 서귀포로 갔다. 김연수선생님네와 마찬가지로 텐트를 친 3일 동안은 날씨가 좋았는데 텐트를 걷자마자 큰 비가 왔다. 우리 텐트의 타프 밑에서 비를 피하며 우클레레 아저씨가 타준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함께 중문으로 가서 중국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데도 자장면 한그릇에 3천5백원으로 원주보다 싸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믿거나말거나박물관에 갔다. 전세계 곳곳에서 신기한 것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으로 외관부터가 재미나게 생겨서 딱 중문에 맞는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물 중에는 눈살을 지푸리게 하는 것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볼거리와 기발한 것들이 많은 편이었다. 그곳의 기념품점에서 핸드폰줄을 사고, 까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나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저녁은 가람돌솥밥에서 전복돌솥밥과 오북자기돌솥밥을 먹었다. 작년에도 들렀던 곳인데 1박2일이란 방송을 타고 나서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비도 오고, 다음날 이 근처에서 더 볼 것도 있고 해서 찜찔방에서 하루를 자기로 했다. 서귀포의 워터월드에 갔는데 커피스파를 할 수 있는 사우나와 찜질방, 야외풀장까지 있다. 사우나와 찜질방만 이용할 경우 한 사람당 만원이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올레를 하는 사람들은 이미 찜찔방에 목 좋은 곳을 잡아서 잠에 골아 떨어져 있었다.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커피스파는 별로 였다. 또 이층 찜질방은 너무 더웠다. 이런 곳에서 잠을 잘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작년에 들렀던 산방산온천의 찜질방이 그리웠다. 그렇지만 막상 드러눕자 바로 잠이 들었다. 그동안 캠핑의 누적된 피곤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확 퍼진 느낌이었다. 아내는 그곳이 더워서 시원이와 함께 1층 사우나로 내려가서 잤다. 생일 전날 치고는 화려한 숙박은 아니지만 비오는날 눅눅한 텐트 안에서 자는 것보다는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8월 2일 아침이 되었다. 아내의 음력 생일이다. 우유와 소시지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테디베어뮤지엄으로 갔다. 시훈이가 5살 때 가보고 7년만에 가는 것이었다. 그 사이에 디스플레이가 좀더 동적으로 바뀌고, 테마 위주로 전시된 것이 좋았다. 시원이는 처음에는 찡찡대더니 가장 좋아라하며 뛰어다녔다. 그 안에 롯데리아가 생긴 것도 변화였다.
 
테디베어에서 나와 한스레스토랑으로 옮겨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며 점심 뷔페를 먹었다. 직전에 테디베어의 롯데리아에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양념감자 등을 먹었던 때문인지 뷔페를 먹는 것이 힘들었다.
 
점심을 먹고 물놀이를 할 것인가를 고심한 끝에 들른 곳은 다빈치박물관. 새로 생긴 박물관이다. 제주에는 자연도 신비롭지만 이렇게 박물관이 많아서 좋다. 도슨트프로그램이라고 매시 정걱에 약 30분간 해설을 해주어 좋았다. 특히 다빈치의 설계를 나무로 구현해놓았는데, 대부분을 손으로 직접 작동해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과학에 대해 문외한인 아내조차도 한 사람의 아이디어만으로도 하나의 박물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신기해했다. 박물관의 지하까페에서 아이들은 다빈치의 다리를 만드는 체험을 해보았고, 프리즐과 따르트도 먹었다.
 
서귀포 이마트에서 장도 보고 저녁도 먹고, 책도 보며 한가롭게 지내다가 모구리야영장으로 돌아왔다. 산방산온천에 가서 하루 더 잘까도 고심해보았으나 나중에 날씨가 더울 때 수영도 할겸해서 들르면 좋을 것 같아 뒤로 미뤘다.
 
야영장에 오니 휴가 절정기라 그런지 차로 넘쳐난다. 다행히 오는 도중에는 비가 제법 쏟아졌지만 야영장에 비가 오고 있지는 않았다. 텐트에 불을 밝히고 오손도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다. 오늘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어서 편안하다.
박형종   2011-08-03 (수) 00:30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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