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3 페이지
14개  
절물휴양림, 두바이청년, 약천사, 김인석선생님.. 2011-07-30 박형종
김연수선생님네 가족과 두 할아버지 2011-07-27 박형종
김영갑갤러리와 중문관광안내소 2011-07-26 박형종
다시 찾은 모구리야영장 2011-07-25 박형종
⊙ [1][2]3
절물휴양림, 두바이청년, 약천사, 김인석선생님네

수요일 아침에는 캠핑장에서 만난 두 할아버지가 빌려준 자전거를 돌려주려 갔다가 그 분들의 트럭과 스타렉스를 차량을 구경하고, 그 자리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한 분이 자전거를 타고 막걸리를 사러 갔다 오셨고 나에게 한 잔을 따라주셨다. 캠핑장에서는 여러 이웃을 만나게 되지만 참 희한한 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선생님이 오조해녀의 집에서 전복죽을 점심으로 사주었고, 함께 해녀박물관을 구경했다. 시원이는 여전히 그곳의 어린이체험코너를 재미있게 즐겼는데, 4학년의 민주는 시시해했다. 그곳에서 헤어져서 우리는 절물휴양림으로 갔다. 이것을 예약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데, 운좋게도 원룸형의 다래실을 예약할 수 있었다. 가는 길에 함덕하나로마트에서 한치, 고등어, 갈치, 돔으로 된 모듬회와 데쳐먹을 요량으로 한치를 사서 숙소에서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은 아침을 먹고, 아이들은 바로 옆의 놀이터에서 놀다가 문고에서 책을 읽고 12시에 느긋하게 퇴실했다. 매점에서 국수와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휴양림의 평상 데크에서 삼림욕을 했다. 나는 김연수선생님네가 도착하기 전까지 낮잠이 들었다. 그리고는 김선생님과 삼나무길을 산책했다. 시원한 바람이 곧게 높다랗게 자란 나무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저녁 6시가 다 되도록 나오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김선생님네의 야영장 마지막 날을 환송해주기 위해 제주 흑돼지 바비큐 거리를 사러 표선하나로마트로 갔다. 3박4일의 야영장 생활이 어느덧 끝나가고 있었다. 새벽 1시반까지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게임을 하며, 우리들은 맥주 한 잔을 하며 아쉬운 시간을 달랬다.
 
그날 저녁을 먹는데 두 분 할아버지가 두바이에서 미국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 한 명을 우리 텐트로 데리고 왔다. 캠핑장에 우리말을 어눌하게 하는 학생이 있길래 우리에게 소개시켜주시겠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북한 사람으로 얼굴 생김새로는 우리나라 사람과 언뜻 구별이 되지 않는다. 나이는 20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세계 40개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다음날 서귀포의 약천사로 데려다주기로 했다.
 
금요일 김선생님네가 텐트를 걷고, 우리는 바닥이 평평한 옆 사이트로 텐트를 옮겼다. 그 사이에 소나기가 두 번 내렸다 강한 해가 떴다를 반복해서 몹시 후덥지근했다. 비가 올 때는 무섭게 내려서 타프의 폴대가 뽑히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선생님은 낮 2시 경에 차에 짐을 가득 싣고 캠핑장을 떠났고, 우리는 두바이 청년을 바래다줄겸 서귀포의 약천사로 갔다.
 
이런 곳에 이렇게 멋진 절이 있을줄은 몰랐다. 아내는 특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지만 큰 절의 위용과 멋진 풍경이 좋았다. 아내와 아이들이 절을 할 때 나는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마음껏 찍어도 된다고 하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아내와 시원이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내게 종에 이름을 새겨 넣는 것이 어떠냐고 권했다. 이렇게 큰 절에 내 이름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나와 애들 이름도 함께 새기기로 했다. 아내에게는 종교적인 뜻도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단지 내가 좋아하는 곳에 오래도록 이름을 남기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면 있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서귀포에 오면 들를 곳이 한곳 더 생긴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두바이 청년은 모구리의 할아버지로부터 약천사에서 공짜로 잘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 곳에 가기로 한 것인데, 우리는 그 청년이 그 절의 스님을 만나 예불을 드리는 장소로 들어가는 것까지 지켜보았다. 공짜인지 얼마간 템플스테이 비용을 내야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곳에서 8월 3일까지 자기로 하여서 우리가 그를 데려다 준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였다.
 
홈플러스를 들러 모구리야영장에 다시 돌아오니 김인석선생님네 가족이 와 있다. 점심은 김연수선생님네를 환송하며 먹었는데, 바로 그 장소에서 김인석선생님네를 환영하며 저녁을 먹었다. 아무튼 아이들에게는 더 없이 즐거운 시간들인 셈이다.
 
3일의 시간은 이렇게 지났다. 시간은 멈춰 있는 듯 하다가도 저만치 달아나 있다.
박형종   2011-07-30 (토) 01:27   인쇄


다음 글 《 휘닉스아일랜드, 성산일출봉, 자연사박물관, 도립미술관 》 박형종

이전 글 《 김연수선생님네 가족과 두 할아버지 》 박형종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