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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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간의 미소, 캠핑&스타

처음부터 최고의 경쟁률을 보여준 “캠핑&스타”라 기대가 컸었다. 여러 창제 활동이 준비되어 있고 그 활동들 중 선착순으로 각자 창제활동을 선택하는 상황이었는데, 복불복을 비롯해서 알차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즐비한 캠핑&스타는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다. 선착순의 시간이 다가오자 모두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신청을 하기에 열을 올렸는데, 올린 지 1분 만에 제한인원까지 꽉 차는 상황을 보여줬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우리 기숙사 방은 5명이 캠핑&스타를 신청하는 쾌거를 보여줬다. 친한 룸메이트들과 같이 창체 활동을 한다는 기대 속에 우리의 여정은 시작됐다.

그 이전에 있었던 모임에서 4조의 조장을 맡은 나는 조장이라고 하기에는 처음부터 조금 어벙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것 같다. 하지만 차츰 프로그램에 적응하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극복하지 않았나 한다.

우리가 버스를 타고 맨 처음 방문한 곳은 커피 로스팅을 하는 곳이었다. 거기서 우리는 생커피를 보통의 커피원두로 만드는 로스팅을 체험했다. 거기서 나는 전문적으로 바리스타를 해도 되겠다는 농담까지 받을 정도로 열심히 했고, 그 결과 가장 빨리 만들 수 있었다. 로스팅이 끝난뒤 우리는 그 옆에 있는 커피농장과 커피 박물관을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오래된 커피나무를 보았고, 또 지역마다의 토양성분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다르다며 우리나라에서의 커피 맛의 다른점과 커피를 심는 이유에 대해서 듣고, 여러 커피 종류를 알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쓰였던 커피와 관련된 물품들의 변천사를 볼 수 있었다. 맛있는 아이스티와 커피를 받은 우리는 우리가 직접 만든 커피원두를 가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자고 일어나서 보니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어느 횟집이었다. 거기서 우리는 맛있는 회요리들을 먹고 앞으로의 일정과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회를 먹고 난 다음 우리가 맞은 것은 조별 장보기였다. 각 개인에게 주어진 2만원을 조별로 합산하여 그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을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남자 7명에 여자 2명이었던 우리 4조는 처음부터 많은 걱정을 했지만, 차근차근 돈을 계산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장을 보려 노력했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18만원이라는 금액을 1원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맞추는 쾌거를 이뤘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저녁과 아침거리를 빠짐없이 산 우리는 의기양양하게 우리의 숙소로 향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캠핑&스타는 그 이름과 많이 떨어진 활동을 하게 되었다. 박형종 선생님의 캠핑은 그 날 즈음에 있을 걸로 예상되던 호우와 장마 때문에 일찍이 취소하고 숙박업체를 찾았고, 날씨 또한 맑지 않아 박혜선 선생님의 별관찰도 무산되었다. 캠핑 대신 찾은 숙박업소는 그 시설이 굉장히 좋았다. 15이 자는데 부족함이 없었고, 비치된 시설 또한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복불복 게임으로 족구와 피구를 하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족구를 너무 못하고, 참여 인원이 너무 적어 호응이 적자, 남자는 족구를, 여자는 피구를 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남녀 단체 피구를 복불복 게임으로 하게 되었다. 족구와 피구로 나온 우리 조의 결과는 공동2등. 따라서 우리는 다음번 있는 조별 장보기에서 2만원의 금액을 더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복불복 게임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그날 저녁을 준비했다. 저녁은 바비큐가 예상되었는데, 장을 보며 고기를 넉넉히 샀기에 맛있는 저녁을 기대했다. 돈을 아끼고 건강도 생각하여 내가 자청하여 밥을 짓기로 했는데, 코펠에 해야 될 줄 알았던 밥이 다행히 시설에 압력밥솥이 있어서 편안히 밥을 할 수 있었다. 밥은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그렇게 지어진 밥으로 우리는 숙소 옆에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아뿔사. 선생님들이 준비하신 불이 너무 셌다. 준비한 소시지는 몇 십 초 만에 한쪽 면이 다 버리고 고기도 빨리 뒤집지 않으면 타버릴 것 같았다. 끼고 있던 장갑이 거의 녹을 정도 뜨거웠지만 조장으로서 고기 굽는 것을 맡았다. 조원이었던 호욱이가 옆에서 도와주며 우리 둘은 콤비로 고기를 구웠다. 온갖 고생을 한 결과로 우리는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었고, 다른 조원들이 준비한 라면을 끝으로 바비큐는 끝이 났다. 후에 있었던 일인데, 바비큐가 거의 끝나고 고기가 한덩이 남자, 조원이었던 상언이가 고기를 굽겠다고 자청했다. 하나를 구우며 엄청나게 고생을 했던 상언이는 나를 보며 존경 아닌 존경(?)을 표했었다.

배를 채운 우리는 한 숙소에 모여 영화를 한편 감상하기로 했다. 준비된 영화는 “라푼젤”. 나로서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지는 꽤 오래되었다.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보지 않은지 몇 년이 된 거 같은데, 이번에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며 다시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건드려 볼 순 있었다.

그렇게 첫 번째 날을 만족스럽게 보낸 우리는 오랜만에 달콤한 잠을 취하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다음 일정을 소화하였다. 일단 우리가 버스를 타고 간 곳은 삼척 해양 레일바이크. 폐쇄된 레일을 이용하여 레일바이크로 개조해 관광객들이 해안을 둘러보며 달릴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단순히 레일 바이크를 타면서 좋아라 할 수 없었던 게 레일바이크를 타고 가며 마주한 주민들의 현수막 때문이었다. 관광객들이 한번 즐기고 가는 레일바이크 소음 때문에 주민들은 잠을 자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빨간 글씨로 쓰인 그 하얀 현수막은 우리로서 뭔가 죄책감을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과연 집단은 이익을 위해 개인을, 소수를 희생시켜야 되는 가에 대한 문제가 가슴에 남았다.

꽤 되는 거리동안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은 우리는 엄청 더웠는데, 다행히 다음 프로그램이 영화 관람이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영화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 여긴 “써니”를 보기로 나와 내 친구들은 마음먹었다. 역시 그 평점에 맞게 영화 구성이 탄탄했다. 장면 장면이 가슴을 움직였고,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 기법은 웬만한 헐리우드 영화보다 나았다. 내용이 대략적으로 과거 청춘을 회상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였기에 공감대는 없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공감이 되고 가슴에 남는 게 있었다.

영화를 본 다음 피자헛에서 근사한 저녁을 먹고 (저녁이라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었지만) 또다시 조별 장보기를 했다. 이번에는 야식거리와 아침만 준비하면 되었고, 또 복불복 게임에서 이겨서 얻은 2만원이 있었기에 돈은 정말 넉넉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우리는 기적을 일궈내어 정확히 우리에게 주어진 11만원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정말 타고난 아줌마들 같았다.

장을 보고 일정대로 조금의 자유 시간을 가졌는데, 동기들이 많아서 정말 별의별 재밌는 것들을 했다.

조장으로서 우리가 맡은 조진호 선생님의 캐리커처 프로그램을 도왔다. 비록 한 일은 별로 없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임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선생님들이 준비한 팥빙수를 먹는 건 잊지 않았다. 재료를 우리가 골라서 넣어 먹을 수 있었기에 좋았다. 캐리커처가 끝난 뒤 간단히 해변음악제를 하고 부상을 나눠준 뒤, 다시 숙소에 모여서 영화 한 편을 관람했다. 이번에 본 건 안젤리나 졸리 주역의 “솔트”. 음모론이 중심이 된 액션 영화라 재밌게 즐겼다.

그렇게 2/3이 넘는 일정을 소화한 뒤, 애들과 아쉬움을 나누며 우리는 또다시 잠자리를 청했다. 비록 처음의 프로그램 일정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재밌게 즐겼다는 게 애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그 전의 아침은 빵과 우유로 간단히 준비했는데, 돈도 남겠다, 이번에는 야심차게 제대로 된 음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이가 주 셰프가 되어 나를 비롯해 일찍 일어난 몇 명이 RM 전에 하기로 정해놓았던 김치찌개를 시전(?)하였다. 물의 양을 잘 맞추지 않아 국물이 적었지만 맛은 정말 좋았다. 혹시 모르는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사놓은 미역국 간단조리 식품과 햇반은 그 빛을 볼 기회조차 없었다.

그렇게 모든 짐을 정리하고 우리는 마지막 일정들을 향해 나아갔다. 처음 대면한 것은 강릉 하슬라 아트공원. 지난번에 가족과 국토 여행을 하며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가게 되어 기대되었다. 잠깐의 상식을 뽐내자면 하슬라는 고려시대 강릉의 옛말이라고 한다. 물론 알았던 건 아니고 룸메이트인 시온이가 말해준 것이다. 어쨌든 등산 비수무리하게 공원을 둘러본 뒤, 건물 내부를 둘러보고 우리는 감상을 마쳤다.

다음의 점심에서 나는 물회를 맛볼 기회를 가졌다. 물회는 말만 들어보고 처음 접하는 거라 두려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다. 물론 좀 자극적으로 처음 먹어서 다 먹지는 못했지만 맛을 알았다는 데서 의의가 있는 것이니까.

드디어 마지막 일정, 참소리 박물관을 마주했다. 참소리 박물관으로 말할 거 같으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축음기 박물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축음기를 생산한 적이 없지만 축음기를 가장 다양하게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란다. 가이드가 들려준 말에 의하면 미국 대사관 측에 미국에서 연 박물관에 왜 축음기가 대여섯 대 밖에 없냐고 묻자 너네(참소리 박물관)가 다 가져가서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엄청난 박물관이라 한다. 더욱 놀라운 건, 이 박물관이 국립 박물관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박물관이라는 것이다. 손성묵 관장님이 직접 하나하나 경매나 여러 경로를 통해 직접 수집한 거라 하니 그 노고가 돋보였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곯아떨어졌다. 그 동안의 여행을 돌아보며 ‘아 참 재밌었다’는 느낌을 간직한 채 우리의 여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이준석   2011-07-04 (월) 01:49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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