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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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동안 할만한 경험을 삼일안에 끝내다
- 캠핑&스타

시험 끝나자마자 가는 캠핑&스타 여행. 시험 후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준비를 하였다. 주말동안 질렀던 바지를 살때문에 동생한테 넘겨준 후 살뺄걸 살뺄걸 좌절하였지만 버스를 타고 캠핑장으로 향하고 있으니 그저 신나기만 하였다. 버스에서 미친듯이 자다가 꿈에서 내 바지를 입은 동생과 재회를 하고 나니 어느새 커피박물관에 다다라 있었다.
 
솔직히 커피박물관에서의 커피에 대한 설명은 별로 기억이 안난다. 커피나무는 자라는데 엄청 오래걸리고 만드는거 과정 복잡하고 지역별, 상황별 편차가 커서 그 맛이 다 느껴진단다. 기억에 크게 남은것은 로스팅을 직접 한 부분이었다. 초록색 원두를 구형 철망안에 넣고 갈색이 될때까지 섞는 일을 하였다. 너무 천천히 섞으면 색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고 너무 빨리 섞으면 너무 오래걸리기에 적절히 그 속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했는데 나는 너무 빨리 세게 돌리고 내 파트너셨던 박형종 선생님은 천천히 돌리셔서 번갈아 가면서 하니 그 속도가 맞았다. 끝나고 갈색 알을 먹어보았는데 바삭바삭한게 과자같았다. 끝내고 나니 무척 뿌듯했다.
 
조별로 장을 보았다. 재밌어 미치는 줄 알았다. 주어진 돈은 18만원이었기에 사업에 실패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장터에서 필사적으로 값을 깍는 주부처럼 싼것을 고집했다. 18만원이면 매우 큰 돈이었지만 저녁에 구워먹을 고기값이 녹록치 않아서 고전했다. 이마트엔 왜 그렇게 맛있어보이는게 많은지 모르겠다. 값도 딱딱 나뉘는 것이 아니어서 하나하나 적어가며 사대는 것이 고역이었다. 하지만 조원들과 계속 같이 돌아다니고 무엇을 해먹을지 고민하고 돈계산하고 물건을 고르는 것이 이렇게까지 즐거울 줄은 몰랐다. 사실 캠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였다. 열심히 장을 보며 딱 110원 남게 묻추어 산 뒤 뿌듯해하며 이마트를 나섰다.
 
망상오토캠핑장에 다다라 짐을 풀고 바다를 거닐다가 운동게임을 하였다. 울조가 꼴지했다.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우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조금 무리를 해서 다리가 아팠지만 역시 운동을 재밌다. 피구를 몇년만에 한 건지 모르겠다. 신경이 굳긴 했지만 나름 달한것 같다. 꼴지여서 다음 장 볼때엔 얹히는 돈은 없지만 조별 게임이여서 팀웍이 좋아진 것 같다.
 
그런 후 열심히 고기를 구워먹었다. 초반에 불이 너무 세서 순식간에 고기가 다 타버려서 족히 일인분은 날려버렸다.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더는 태울수 없었기에 집중해서 고기를 치웠다. 다른 조 아이들이 우리조의 탄 고기를 보고는 애도를 표할 지경이었다. 애들 각각 나름 역할을 갖고 돌아가면서 일했다. 혼자 ㅇ낮아서 마냥 논 아이는 없었다. 같이 고민하고 같이 일해서 구워 먹었기에 더 맛있었던것 같다. 나중에는 너무 맛있어서 앞의 탄 고기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어둑어둑해서 사람 얼굴도 잘 안보일 때에 바베큐 화로 불빛으로 뻘겋게 익어보이는 얼굴들을 마주하고 먹으니 정다웠다.
 
박형종 선생님이 만들어쥔 아이스 커피를 먹으며 라푼젤을 보았다. 민사고에 와서 세번째로 보는 라푼젤이었다. 지루할거라는 내 기대는 깨졌다. 처음 두번은 여자아이들과 보았는데 세번째인 이번은 남자아이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보았는데 신기했다. 여자들이 웃거나 감동받는 장면은 확실히 남자들이 웃거나 감동받는 장면과 달랐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어? 여기가 왜 그렇게 웃긴거지?', '여기는 왜 안웃지? 나만 웃긴가? 내가 이상한가?' 하고 고민했었다. 그러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잘때 창문을 조금 열어두었더니 밤바다 소리가 들렸다. 시원하고도 왠지 정겨운 소리에 졸렸지만 이렇게 잠들수는 없었다. 무시무시한 집념과 놀고싶다는 엄청난 욕망으로 3:30 까지 수다를 떨다가 잤다. 먼저 주무시던 박혜선 선생님께 죄송했지만 왠지 지금을 놓치면 한 학기동안 이런 기회는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밥을 해먹었다. 충분히 간단하게 할 수 있었지만 돈도 아깝고 요리가 재밌을 것 같아서 직접 양파, 당근, 감자를 썰어 카레라이스를 해먹었다. 솔직히 김시온과 박종민이 재부분의 요리를 하였지만 나머지 아이들이 그렇다고 그동안 손놓고 구경한 것은 아니었다. 미안해서라도 계속 분주히 움직이며 할 것이 없으면 할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심지어 미리 설거지 하거나 치우기도 하는 등 어떻게든 스스로를 바쁘게 만들었다. 이런 조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도 큰 행운이라고 느꼈다. 실로 야망차게 요리를 해먹었다. 스프도 만들어 빵도 찍어먹었다. 요리는 대성공이었다. 스스로 지어먹은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레알바이크도 탔다. 네명이 같이 타는거다 보니 별로 힘들지도 않고 그냥 다리만 휘적휘적 움직인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도 씽씽 달렸고 바람이 불어서 기분 좋았다. 특히 동굴같은곳을 관람할 때엔 너무 시원해서 행복했다. 앞의 아이들이 없었으면 조금 더 신나게 달릴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롯데시네마에 가서 점심을 먹은 뒤 써니를 다시 봤다. 보면서 미친듯이 웃었다. 두번째로 보는 건데도 왜이렇게 웃긴지 모르겠다. 그래도 첫번째 보았을때만큼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던거에 감사한다. 그때의 누군가가 내 모습을 본다면 이 작은 사회에서 미친놈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야 할테니. 그런건 절대 사양이다. 하여튼 써니를 보고 엄청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받고는 나왔다. 사람들이 써니를 칭찬하는데 이상하게 내가 뿌듯했다. 왠진 아직도 잘 모르겠다.
 
피자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 야식과 다음날 아침을 위해 장을 봤다. 이번엔 고기가 필요없고 저번에 돈이 남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서 질이 좋은 음식으로 샀다. 과자도 잔뜩 샀다.아무리 해봐도 장보기는 재밌다. 아홉명에서 우루루 몰려다니는데 부끄럽지도 않고 마냥 즐거웠다. 티격태격하면서 이것저것 쓸어담으며 부르주아 흉내도 내보았다. 야식을 떡볶이로 직접 해먹기로 하여 이것저것 사는데 야채를 조금씩 안팔고 한뭉텅이로 팔아서 피눈물을 흘리고 파를 포기했다. 파의 끝부분을 몰래 조금 잘라갈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양상추는 차마 포기할수 없어서  사기로 했다.
 
야식은 최고였다. 하는 내내 우리조 아이들이 너무 멋있었다. 진짜 쉬지않고 계속 일한다. 일할 거리를 계속 찾아 나선다.  간단한 일이지만 이렇게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일하는 일이 얼마나 이뤄지기 어려운지 잘 알기에 감격했다. 창체기간이 끝나고서도 이 일을 여러 사람에게 자랑했었다. 떡볶이도 성공적이었고 수박화채도 달달했다. 선생님들이 탐낼 정도였으니 할말 다했다. 진리다.
 
캐리커쳐와 음악제는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선생님이 캐리커쳐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진짜 특징을 잘 잡아내셨다. 하지만 난 역동적이 크로키가 취향이기에 오오 거리고 말았다. 음악제는 나는 밖에서 스테이지 위에서 할 줄알았는데 모기로 범벅인 방바닥에서 했다. 사람들고 지원을 별로 안해서 그냥 그랬다. 그리고 영화로 전에 본 솔트를 보았다. 역시 액션은 멋있었고 치밀함이 기가 막혔다.
 
밤에는 나와서 밤바다를 걸어다녔다. 새까만 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친구들과 조잘조잘대면서 바다소리를 들으며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어다니니 추억이었다. 배들이 초록색 불빛을 깜빡이는걸로 신호를 보내고 등대가 불빛을 이리저리 움직여대는것이 너무 신기했다.
 
다음날 아침은 간단하게 삼겹살과 육개장과 수박을 먹었다. 그런 뒤 참소리 박물관을 먹었다. 에디슨의 물건들의 대부분이 한국의 여기에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자랑스러웠다. 관장님이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시는 것이 이해됐다. 그리고 그 가이드가 너무 웃겼다. 우리가 민사고라고 하니까 질문은 안받는다고 한다는 것부터 관장님이 우리에게 내용 잘 들었는지 확인퀴즈 낼때 긴장하는것까지 보고있는게 너무 웃겼다. 설명도 굉장히 재밌게 해서 지루하지 않고 집중해서 잘 들을 수 있었다. 예전부터 음악관련 기기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역시 사람은 음악과는 떨어져선 살 수 없는것 같다.
 
해슬라에 가서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많이 신경질이 났었다. 하지만 조각물들이 멋있었다. 특히 지하에 그림이 비치된 곳은 그 그림은 그렇게 멋있지 않지만 그 그림이 비치된 주변 환경과의 조화가 끝내줬다. 감옥속의 꽃 한송이같은 느낌이었다. 해슬라 관람을 마친 후 집에 돌아갔다. 삼일동안 너무 많은 체험을 한 것 같았다. 이렇게 1년만 산다면 이 세상의 모든것을 다 해볼 수 있을정도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김자은   2011-07-04 (월) 00:2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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