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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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남을 만한 여행
- 소중한 추억

 6월 27일, 고대하던 캠핑&스타를 가게 되었다. 마침 시험이 저번 주에 끝나서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찝찝하기도 했는데 이런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린 여행이 되었다.

 첫째 날 10시 반, 커피커퍼 커피 농장에 도착했다. ‘커피?’하면 떠오르는 것은 내가 수업 시간에 졸지 않기 위해 많이 마신 것인데, 그래서 요즘 더욱더 커피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었다. 커피에 조금이라도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지라 그곳에서의 경험이 더욱더 재미있었다. 먼저, 커피 식물이 자라고 있는 비닐 하우스에 들어가보았다. 커피 식물은 한 종류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아라비카와 로브스타 두 종류가 있었다. 비닐 하우스에서 나온 후 커피 박물관에 들러서 커피를 만드는 다양한 기구들을 보았다. 사실 커피는 그냥 갈아서 물에 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그라인더, 핸드밀 등 커피를 제조하기 위한 다양한 기구들이 있었다. 몇 백 년 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커피 제조 기구들을 보고 나서, 이제 직접 커피를 로스팅 해보기로 했다. 커피 로스팅이란, 커피 생두를 가열해 우리가 흔히 보는 커피 원두로 만드는 것인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거의 이십 분을 친구와 돌아가면서 커피 생두를 가열하니 드립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원두로 바뀌었다. 뿌듯한 마음으로 로스팅을 마치고, 크림 같은 것은 전혀 타지 않은 정통 커피를 마셨다. 고진감래라고, 쓰디쓴 커피가 매우 달게 느껴졌다.

 1시 반, 강릉 강문에 있는 횟집에 갔다. 점심이니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들어가보니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배가 터질 정도로 회를 먹고 나서 이날 저녁과 내일 아침거리 마련을 위해 이마트로 직행했다.

 내가 속한 조는 2조였는데, 우리에게는 쇼핑에 할애할 수 있는 돈으로 개인 당 2만원, 총 18만원이 주어졌다. 일단 저녁엔 바비큐 파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고기를 삼겹살, 갈매기살 등으로 다양하고 푸짐하게 샀다. 아침거리로는 분말 카레와 레토르트 수프, 빵을 마련했다. 이렇게 어느 정도 고르고 보니 그렇게 많아 뵈던 18만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조금 더 고르지 못해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도 고기는 푸짐하게 준비해서 저녁이 기다려졌다.

 숙소에 도착했다. 첫 번째로 바다가 바로 보여서 좋았고, 두 번째로 인원에 비해 매우 커서 기대 이상이었다. 숙소에 짐만 풀고 곧 숙소 옆에 있는 배구장으로 이동했다. 배구장에서는 족구와 피구 게임을 했는데, 이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 했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공을 차면 너무 멀리 날아가고, 또 우리가 족구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잘 못해서 족구 게임은 조금 시시하게 끝났다. 그래도 족구 이후에 진행한 피구 게임은 정말 재미있었다. 몇몇 여 선배들이 정말 잘 하셔서 놀랐다.

 그렇게 게임이 끝나고, 이제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러 숙소로 가서 바로 바비큐를 하기 시작했다. 숯불에 어렵게 불이 붙고, 고기 몇 덩이를 올려 놓았는데, 불이 너무 세서 금세 타버렸다. 하지만 곧 불이 조금 죽고 고기를 잘 굽는 시온이가 고기를 구워주니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근 2시간 동안 바비큐를 즐기며 잘 몰랐던 조원들과도 더욱더 친해질 수 있었다.

 바비큐 뒷정리를 하는데, 선생님들께서 흰 하드보드지를 이어 네모나게 이어 붙이고 계셨다. 그게 뭔가 하고 여쭤봤더니 영화제를 위한 스크린을 만들고 계신 것이었다. 정말 선생님께서는 열성이셔서, 영화관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음향 장비도 많이 들고 오셨다. 영화제 준비가 끝나고, 사람들이 한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곧 영사기를 통해 영화 ‘라푼젤(tangled)’가 상영되었다. 정말 영화관 같았고, 그래서인지 영화에 더욱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노래가 아름다운 영화였는데, 좋은 음향 시설 덕분에 정말 주인공이 바로 앞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들렸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나니 자정이 넘었다. 하지만 이런 날이 자주 오랴? 나와 몇몇 친구들은 박형종 선생님께서 타주신 커피를 마시며 밤바다를 구경했다. 밤바다는 밤바다만의 특성이 있다. 어둡고, 멀리까지 보이지 않아 파도와 파도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쏴아쏴아’하는 파도소리는 복잡하고 심란한 일들을 다 잊게 하고 마음에 꽉 차게 들어온다. 밤바다를 구경한지가 한 2년 정도 되었었는데 다시 와봐도 역시 그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준비하는데, 당근 등 여러 가지 채소가 이미 손질되어 있었다. 이전 날 새벽 2시 넘어서 시온이와 종민이가 준비한 것이다. 너무 미안해서 이제부터는 우리가 요리를 하려고 했으나 시온이가 계속 요리를 해서 시온이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렇게 헌신적이다니. 시온이 덕분에 맛있는 카레를 먹을 수 있었다.

 아침을 먹고 레일 바이크가 있는 삼척으로 출발했다. 해변을 따라서 레일 바이크를 타는 거라니, 정말 기대되었다. 곧 레일 바이크에 오르고, 가슴 떨리는 출발을 했다. 근데, 어라? 레일 바이크가 좀체 속도가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덕분에 친구들과 더 이야기하고 경치를 더 둘러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은데 그 때는 그냥 빠르게 달려보고 싶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레일 바이크를 타면서 실망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레일 바이크를 타면서 현수막들을 볼 수 있었는데, 현수막에는 삼척시는 레일 바이크에서 나는 소음 문제를 해결하라고 써져 있었다. 둘러보니 길을 따라서 집들이 많이 있었다. 현수막에 써져 있었던 대로 우리는 그냥 한 번 와서 관광을 하는 것이지만, 주민들에겐 그런 관광객들 때문에 하루 종일 레일 바이크의 소음을 듣는 것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삼척시에서 이러한 주민들의 고충을 생각해주길 바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삼척시에서 레일 바이크 터널에 붙여놓은 문구가 몇 개 있었는데, 오타가 많았다. ‘Wonderful’가 ‘Wonderfull’로, ‘Fantasy’가 ‘Fantasty’로 적혀져 있었다. 이게 무슨 망신인가.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볼 텐데 이런 것들은 곧 한국이 비웃음 당하게 만들 뿐이다. 시에서 이러한 문제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레일 바이크를 타고 나서, 동해 롯데시네마로 향했다. 나는 쿵푸팬더를 봤는데, 생각보다 영화가 재미가 없었다. 영화 본 후 피자헛에서 모이기 전까지 한 시간 정도 자유 시간이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PC방을 갔으나 나는 그냥 오락실에서 리듬게임을 즐겼다. 4시 반쯤, 피자헛에서 모두가 모였다. 생각보다 빨리 피자와 사이드 디쉬를 해치우고, 이날 야식과 다음날 아침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이마트로 향했다.

 역시 2조다. 다른 조들은 야식으로 이미 조리되어있는 족발 같은 걸 사갔는데 우리는 직접 떡볶이를 만들기로 했다. 떡볶이 재료와 다음날 아침에 먹을 레토르트 육개장을 사고, 이번엔 돈이 남아서 수박, 음료수 등 간식을 많이 샀다. 그 전날보다 더욱더 만족스러운 쇼핑이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시간이 좀 남길래 농구를 했다. 강동영 선배, 민규, 승준이, 수신이 이렇게 농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학생들로 보이는 분들이 와서 같이 농구를 하자고 했다. 아마 우리 조무래기로 생각했나 보다. 우리는 30: 14 정도로 간단히 농구를 이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쉽게 이겼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우리 조는 숙소에 돌아가고 1시간 정도 후부터 야식 준비를 시작했다. 나와 승준이는 오뎅을 자르고, 시온이와 종민이는 떡볶이 재료를 손질하고, 이번엔 어느 정도 각자 분담이 되어서 일을 했는데, 결국에는 또 시온이가 가장 많은 일을 했다. 우리의 협동심의 결과물로 수박 화채와 떡볶이가 완성이 되고, 우리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저녁 시간에는 야식 준비 외에도 조진호 선생님께서 학생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셨다. 긴 시간 동안 많은 학생들을 그려주셨는데, 정말 하나하나가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그리시는 내내 우리는 폭소를 터뜨렸다. 학생 외모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코믹하게 그리시는 것이었다. 이 캐리커처로 나중에 머그컵에 새겨서 주문해 주신다고 하니깐 나도 기대해봐야겠다.

10시 반쯤, 이 여행의 꽃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음악제가 시작되었다. 일단 시작은 원래 노래를 잘 부르시기로 유명하신 이준석 선생님. 두 번째로 듣는 것이었는데 역시나 잘 부르셨다. 민사고는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음악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매우 많아서 많이 참여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노래를 잘 부르는 남학생/선배 4명 정도만 나와서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이번에 많은 참여를 못 이뤄낸 것은 ‘잘해야만 나갈 수 있다’라는 강박 관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랬던 것 같았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나도 참여해서 다른 사람들도 많이 즐길 수 있는 그런 무대를 만들 것이다.

11시 반, 늦은 밤, 우리는 영화 ‘솔트’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피곤해서 조금 졸렸으나 끝까지 다 보고 잤다. 하지만 영화 끝까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못 파악했다. 졸린 상태에서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였던 것 같다.

다음 날,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식사를 차리는데 도움이 별로 되지 않았다. 사실 일어나서 보니 삼겹살, 육개장 등 거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정동진에 있는 하슬라아트월드로 갔다.

‘하슬라’라는 말은 고구려 때 부르던 강릉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근데 전시물들을 봤는데도 왜 굳이 옛 이름을 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실 전시물들은 너무나 독특해서 나 같이 미술에 조예가 없는 사람들은 왜 그것이 예술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 ‘돌 전시장’이라고 해서 엄청 큰 바위가 하나 위에 매달려 있고, 그것으로부터 예술을 느낀다니…… 아직 나에겐 먼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철로 만든 소나무나 자전거가 위에 매달려 있다던가, 고대의 비너스 상들이 매우 많이 있다던가, 실내 전시장 안에 있던 불가사리 모양 조형물 등 매우 다양한 전시물들이 많이 있었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지만 얕은 예술적 감각으로 그래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벽돌이 몇 개 빠져있었던 벽이었다. 굳이 얘기하자면 ‘빈 벽돌 사이로 들어오는 빛=희망’과 비슷한 감정을 노래한 것 같았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빈 벽돌 부분을 사진 찍었을 때 그것이 매우 동굴과 비슷했었던 것이다. ‘이런 부분까지 의도했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런 생각은 감상에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

하슬라아트월드에서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빨리 버스로 뛰어가 바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으로는 물회를 먹었는데, 새로웠다. 매콤하고 달고 새콤한 맛이었다. 별 기대를 안 한 음식치고는 괜찮았다. 그쪽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하셔서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에 동해로 올 때 다시 한 번 먹어볼 것이다.

‘참수리 박물관?’ 나는 무슨 ‘참수리’라고 하길래 무슨 새 이름인가보다 하고 갔는데 가보니 ‘참수리’가 아닌 ‘참소리’ 박물관이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에디슨의 발명품들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었는데, 솔직히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실망스러웠다. 많은 전시품들이 조금 어지러울 정도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고 조금 좁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가이드 분께서 뮤직 박스를 틀어주시는데 매우 놀라웠다. 원래 아버지께서 오디오를 좋아하셔서 오디오에 살짝 관심이 있었었는데, 그래서인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백 년이 훌쩍 넘은 축음기들이 작동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축음기 외에도, 에디슨이 발명한 각종 전자제품들(예를 들어 청소기), 영사기, 전구 등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론 음악 감상실에 가서 고급 음향 장비로 세 개의 노래를 들었는데 일반 MP3로 듣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 오랜만에 집에 가서 오디오로 노래를 꽉 차게 들을 때의 느낌이랄까? 집에 가서 다시 아버지와 함께 오디오를 듣고 싶어졌다. 이로써 2박 3일의 일정이 끝났다. 버스에 오르는데 벌써 2박 3일이 지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굉장히 길었었으면 했는데……. 그래도 소중한 추억거리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완벽한 여행을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께 매우 감사 드린다. 다음 해에도 꼭 이런 여행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해강   2011-07-03 (일) 21:2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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