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로 영화보기 집에서 프로젝터로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봤다. 이미 세 네번은 본 영화지만 프로젝터로 보니 느낌이 색달랐다. 스크린은 폼보드 8개를 투명테이프로 시훈이와 함께 이어붙인 것으로 아내와 함께 거실 창문 틀에 붙였다. 42인치 텔레비전의 약 8배 크기였는데, 영화를 진짜 영화관에서 보는 것 같았다. 색감도 좋았고, 노트북으로 DVD를 틀고, 이어폰잭에 우퍼스피커를 연결하니 소리도 훌륭했다.
우리들은 주방 쪽에 접이식 좌식의자와 코쿤소파에 앉아 보았다. 저녁 8시 반쯤 보기 시작했는데, 나는 무척 피곤해서인지, 후반부에는 잠이 들었다가 끝나기 직전에 깨어났다. 아이들은 영화관에서처럼 빛이 스크린에 투영되는 것이 신기했는지 영화 시작 전과 끝난 후에 손으로 그림자 놀이도 하고, 빛을 가리며 춤도 추었다. 시원이는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그 앞에서 계속 춤을 추었다.
경험은 훌륭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려서 한 경험은 키가 크면서 함께 성장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매우 피곤하고 집에서도 할 일이 많이 있었지만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이벤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제 다시 내가 해야 할 일로 돌아갈 시간이다. 밤 11시가 넘었다.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것도 부담스러운 형편이지만 억지로 글을 쓰고 있다. 그래도 이왕 쓰는 거 형편없이 엉성하지 않기 위해 바쁜 마음에도 줄거리를 고통스럽게 짜내고 있다.
나는 사람들이, 학생들이,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오늘 유럽수학여행 오리엔테이션할 때의 모습을 문득 떠올리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지 않는 것은 그 활동에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다른 엉뚱한 것에 이미 엄청난 시간을 들이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렇다. 글을 쓰는 것이 고통스럽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자주 쓰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다 쓰여진 글을 보면 그런 고통스런 시간들이 충분히 보상 받는다는 것을 안다.
오늘 이후로 나는 글쓰기에 더욱 가치를 둘 생각이다. 글쓰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들과 영화를 보고 함께 어울려 노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더욱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