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1894개  
캠핑&스타의 활동 컨셉 2011-06-21 박형종
스마트폰으로.. 2011-06-18 박형종
작은 변화의 패턴   [2] 2011-06-16 박형종
우연한 산책   [4] 2011-06-14 박형종
모두가 부러워 하는 스마트폰   [1] 2011-06-14 박시훈
⊙ ◁ [311][312][313][314][315][316][317]318[319][320] ... [379] ▷ 
우연한 산책

마감 직전에 시험 출제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퇴근했다. 저녁을 먹고 쓰레기 분리수거나 할까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베란다에서 호들갑스럽게 불렀다. "이리 와봐요!"
 
우리 아파트 앞 개천너머 공터에 캠핑카가 주차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불을 밝히며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대체 어디서 온 캠핑카일까? 나는 시훈이와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탐사를 나가기로 했다.
 
가까이 가보니 원래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분의 캠핑카였다. 종종 그 아파트 단지 안을 지날 때 주차되어 있던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트럭 위에 얹은 형태로 60세는 너머 보이는 분이 주인이다. 가끔 내외분이 함께 캠핑을 다니시는 모양이다. 오늘은 아파트 단지 바로 앞 공터에 캠핑의자를 놓고 네 분이 환담을 나누고 계셨다. 캠핑카 덕분에 나름 분위기 있는 동네가 되었다.  
 
원래는 캠핑카만 보고 들어올려고 했던 것인데, 나온 김에 시훈이의 손을 잡고 원주천을 한 시간 가량 산책했다. 저녁 산책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하천 공사 중이어서 바닥을 파헤친 곳이 많아 걷기에는 불편했다.
 
시훈이가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옛 기와집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된 곳을 걸어가며 마치 앵그리버드 게임에 나오는 모습 같다고 하길래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시훈: 가끔 게임하는 것은 괜찮잖아?
 
나: 너는 담배를 가끔 피우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니? 안 좋은 것은 아예 하지 않는거야.
 
게임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유혹이야. 그런 머리는 사회에서 별로 쓸 일이 없어.
 
시간이 있을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을 해봐. 가장 중요한 것을 하고 나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하는거야. 그러다보면 게임 같은 것을 할 시간은 생기지 않을거야.
 
시간은 돈과 달리 만져지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필요할 때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필요할 때는 항상 부족한거야. 그래서 지난번 시험 때 밤 늦게까지 공부하기도 했잖아..
 
대충 이런  말들을 해주었다. 미리 작정하고 나온 산책도 아니고, 시나리오를 써서 한 말도 아니다. 주제도 우연히 나온 것이었다. 그래도 시기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것은 캠핑카가 마련해 준 것이다.
 
 
물리1 수업이 종강을 했다. 종강이야 늘상 있는 일인데 오늘은 왠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다운 호기심과 열정이 많은 학생들이었다. 나는 거의 10년만에 교재없이 수업을 했다. 덕분에 학생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 들어서는 두꺼운 교재만큼이나 무거웠던 짐들이 빙하가 녹듯 사그라지는 느낌이다.
 
점심 때 엘리베이터에서 최민서가 친구에게 재치있게 한 말.
 
"좋아하는만큼 나를 아끼도록 해"
 
음미할수록 좋은 말이다. 나는 좋아하는 것이 많으니, 아껴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원래 오늘 저녁은 홀가분하게 쉬거나 바다소에 프로그램을 만들까했는데, 이도저도 아니고 글이나 하나 쓰고 종치게 생겼다. 시훈이도 모처럼 바다소 매거진에 글을 하나 썼는데, 글을 쓰면서 솜씨가 나아지고 생각도 깊어지기를 은근히 기대해본다. 그것이 내가 쑥쓰럽지만 매거진을 유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12시다. 며칠전부터 누적된 피로가 폭발직전이다.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더 이상 혹사하지 말고 이젠 쉬러 가야겠다.
박형종   2011-06-14 (화) 23:49   [4]   인쇄
1
2


다음 글 《 작은 변화의 패턴 》 박형종

이전 글 《 모두가 부러워 하는 스마트폰 》 박시훈
우성묵   마감시간 전에 제출하는건 저나 쌤이나 마찬가지네요 뭐 ㄱ-
2011-06-22 23:29  
박형종   그건 바람직하진 않아ㅋㅋ 내 목표는 항상 일찍 내는 것이라구!!
2011-06-22 23:37  
우성묵   꿈과 현실은 다릅니다요
2011-06-23 06:46  
박형종   2학기 때는 나아질거야.. 그런 기대를 갖고ㅋㅋ
2011-06-23 08:09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