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372 페이지
1894개  
시훈과의 마지막 잠 2009-01-24 박형종
빨간 색종이 1 2008-12-02 박형종
8월이 끝나가는 토요일 밤의 단상. 2008-08-30 박형종
시훈이의 새해 편지 1 2008-01-04 박형종
에버랜드를 다녀와서.. 2007-11-05 박형종
⊙ ◁ [371]372[373][374][375][376][377][378][379] 
시훈과의 마지막 잠

(2009.1.24)
 
어제 1박2일로 휘닉스파크에 다녀왔다.
 
아침 먹은 후에, 스키 강습 휴식 때, 저녁 식사 후에, 총 세 잔의 커피를 마셨는데 특히 저녁 때 먹은 커피 때문인지 밤에 잠이 오질 않았다. 12시 반에 누웠는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40분이었고, 그 후로도 2시간 이상 더 뒤척인 것 같다. 얼굴과 몸에서는 땀이 홍건할 정도로 갑자기 열이 많이 났다.     
 
안방의 킹 사이즈 침대에는 시훈이가 이틀 동안의 물놀이와 스키에 지쳐 곯아 떨어져 있었고, 맞은 편에 놓인 둘이 자기에는 좁은 싱글 침대에는 아내와 시원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시훈이는 지난 가을부터 나와 같은 침대에서 자는데 자꾸 이불을 걷어차고 새벽 무렵에는 발등을 침대 매트리스와 내 허벅지 사이에 끼어넣고 비벼대는 버릇이 있다(아마 그 부분만 추위를 타는 것 같다). 지금도 종아리 아래부분만 이불 속에 넣고 자고 있다.  
 
나의 몸은 꽤 피곤할만도 한데 느끼지 못했고,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였다. 언제까지 아들과 이렇게 한 침대에서 잘 수 있을까? 시훈이의 발을 한 손으로 잡아보았다. 발바닥의 크기는 내 손의 크기와 같아서 완전히 포개졌다. 발목을 잡으니 간신히 엄지와 중지가 닿았다. 나는 이 침대를 아내와 시원이에게 주고, 시훈이는 싱글 침대를 쓰고, 나는 시원이 방에 있는 침대를 사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이 곳에 이사오기 전에 우리가 자던 방식 방식이었다. 
 
나는 침대 옆에 낚시 의자를 편한 각도에 맞춰 놓고 앉아 명상에 잠기는 것을 좋아한다. 생각이 소진되거나 또는 체력이 고갈되는 시점에 바로 침대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이제 그러한 순간들이 다시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그렇더라도 지난 가을 아내가 내가 학교 간 사이에 싱글 침대를 안방으로 들여 놓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시훈과 함께 잤던 시간들은 달콤한 추억이 될 것이다.
 
 
오늘 아침이 지나면 언제 다시 시훈이와 같은 침대에 눕게 될 때가 있을 지 모르겠다. 곧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곧 고등학생이 될 것이고, 그의 발은 내 한 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새벽이 끝날 무렵 나는 그의 발등을 손으로 꼬옥 잡고 간신히 잠에 들 수 있었다.  
박형종   2009-01-24 (토) 21:03   인쇄


다음 글 《 시원이의 싱랄라 춤 》 박형종

이전 글 《 빨간 색종이 》 박형종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