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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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릿뮤지움과 산방산온천 2010-08-05 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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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 2010-08-01 박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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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콜릿뮤지움과 산방산온천

며칠째 폭염이다. 텐트옆 잔디밭에 마련해놓은 식탁에서 아침을 먹기도 힘들다. 별로 게으름을 피운 것 같지도 않은데 아침을 먹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일단 중문에 있는 서부도서관에 가기로 하였다. 책도 읽고,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서 햇빛도 피해보자는 심산이다. 그렇게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책을 읽고, 아내는 신문을 보고, 나는 가져간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였다. 2시가 넘어 점심으로 돌하르방밀면이란 음식점에서 밀면을 먹었다. 밀면이 무엇인가 궁금했었는데, 쫄면처럼 쫄깃한 면이었다. 그래서인지 비빔밀면이 물밀면보다 나은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산방산온천으로 갔다. 작년에도 들렀던 곳으로, 탄산온천으로 유명하고, 산방산을 바라보는 풍광이 훌륭하다. 크진 않지만 야외 노천탕과 풀장이 있어서 간단하게 물놀이를 하기도 적당했다. 전날 시원이가 해비치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어했는데, 그렇게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서 내가 가자고 했다. 표는 제주도에 온 둘째날 할인쿠폰을 끊을 때 이미 만들어 놓았었다. 아내는 모구리야영장으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갈지 말지를 확신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다.
 
산방산온천에 5시쯤 도착했을무렵, 야외풀장에서 수영을 하기에는 아직도 햇빛이 강렬해서 예정에도 없이 근처에 있는 쵸콜릿뮤지움을 먼저 보기로 했다.
  
쵸콜릿뮤지움은 7년전에 와본적이 있었다. 공장 창고같은 건물들이 빼곡한 단지에 자리잡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당시에 초콜릿 만드는 것을 유리창 너머로 지켜보고, 초콜릿 몇 개를 맛본 것 이외에는 별 구경거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아내가 별로 가고 싶어하던 곳이 아니었다. 모구리야영장에서 멀기도 하고.
 
그런데 그 동안 외관이 달라지거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전시물이 풍부해져서 훨씬 볼 것이 많았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아이들이 좋아했다. 내년쯤에 2층까지 오픈하면 더욱 다채로울 것이다. 성인은 입장료 4천원을 받고 아이들은 무료이다. 정문에서 성인에게는 아이스커피를 주고, 어린이에게는 초콜릿을 한개 주는 것부터가 예전과 다른 점이다. 아이스커피가 별로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초콜릿은 매우 맛있다고 했다.
 
구경을 다 하고 3만5천원짜리 초콜릿을 한 상자 사니 입장권 한 장당 4천원을 깍아준다. 카운터에 계신 관장님같은 귀부인께서 쵸콜릿뮤지움의 초콜릿은 카카오 60%로 만들어졌다며 자부심 강한 목소리로 힘 주어 설명해주셨다. 시훈이는 슈퍼하트라고 불리는 카카오와 우유만 들어간 초콜릿을, 시원이는 알록달록한 것을  사고 싶어했지만 우리는 고심끝에 다양한 모양의 초콜릿이 담긴 것을 골랐다. 다른 것을 더 사자고 졸라대는 아이들에게 이럴 때 흔히 하는 말, "다음에." 이번에는 우연하게 들렀지만, 정말 다음에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주저없이 모양은 네모랗게 단순하지만 맛은 가장 좋다는 수퍼하트를 고를 것이다.
 
6시가 조금 넘어 산방산온천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야외풀장으로 갔다. 야외풀장을 이용하려면 1인당 3천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그래서 작년에는 야외풀장을 이용하지 않았었는데, 왜 그랬었는지 후회가 된다. 규모는 작지만 깊이가 1미터 40정도 되는 미니 풀장도 있고, 유아용 풀장도 있어 시훈이와 시원이가 놀기에 딱 좋았다. 무엇보다 저녁이라 해가 저물고 있었지만 계속 따뜻한 온천물이 공급되어 몰 속이 전혀 춥지 않았다. 시원이는 깊은 풀장에서도 튜브 속에 몸을 넣고 발로 물을 저어가며 전혀 두려움 없이 잘 헤엄쳐 다녔다. 시훈이와 나는 둘 다 수영도 못하면서 서로 누가 빨리 반대편 헤엄쳐가나 시합도 하고, 물 속에서 누가 더 오래 숨을 참나 겨루기도 하였다. 시훈이는 20을 셀 때까지도 숨을 참지 못했다.
 
저녁 8시쯤되어 탕 속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9시 반쯤에 찜질방에서 만났다. 원래는 밤에 모구리로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일정이 늦어졌고, 몸이 피곤하기도 하여 깜깜한 밤에 두 시간 정도를 운전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아내의 제안대로 찜질방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천원만 더 내면 찜질방을 이용할 수 있는데, 1층의 넓다란 거실에서 옹기종기 잠을 잘 수도 있다. 이런 곳에서 잠을 잔 적이 없어서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이것도 여행의 묘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찜질방에는 우리 가족을 포함하여 약 40여명의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 젊은 부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도 여럿 보였다.  찜질방 옆의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축구도 보고, 아이들은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를 텔레비전 바로 앞에 드러누워 재밌다며 보았다. 11시쯤 더운 2층 수면실보다는 1층 거실에서 폭이 좁은 1인용 매트에 누워 잠을 청했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11년전 베니스의 기차역에서 날밤을 세웠던 것보다는 훨씬 안락하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매일같이 모구리에서 일어나 같은 패턴으로 일정을 시작하는 것보다 이렇게 변화를 주는 것도 긴 여정을 보내는 데 좋을 것이다. 
박형종   2010-08-05 (목) 09:27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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