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토요일 밤이다. 우산을 쓰고 산책을 하니 어린아이들이 눈 위에서 달리면서 미끄러지는 시합을 한다. 세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는 장갑 낀 작은 손에 눈 뭉치를 들고 한 무리의 형들에게 힘없이 던진다. 애틋한 사연들이 눈 속에 묻히고 또 새로운 이야기가 그 위에 쓰인다. 이불 속에서 차가운 몸을 녹이고 만화책을 보며 빈둥거리고 싶은 날이다.
집에 노란 벽조명을 추가하고, 긴 시간 방치되어 있던 장스탠드로 책상 위에 놓인 사진들을 비추니 추운 겨울에 따뜻한 느낌이 나서 좋다.
서재에는 간이 소파 겸 침대에 라텍스를 얹어서 자다가 3주 전부터 나무 프레임에 제대로 된 매트리스를 놓고 잔다. 침대가 높아진 때문에 침대에 다리를 뻗고 리클라이너에 기대어 태블릿을 보는 습관이 없어져서인지, 매트리스가 좋아서인지 허리가 더 편해진 것 같다.
며칠 전에는 원형 테이블에 모니터 암을 설치해서 태블릿을 거치하고 유튜브를 본다. 이제 리클라이너에 앉아 정면에서 화면을 볼 수 있다. 다만 리클라이너가 안락하고 요즘 너무 피곤해서인지 저녁에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한두 시간 자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고는 생생해져서 1시가 넘어서야 침대에 눕게 되는데 그냥 쭉 깨어 있다가 12시쯤 자는 리듬을 가져야겠다.
자기의 미래와 세상에 대한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집 밖에서든 집 안에서든 눈 내리는 밤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