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응원 오늘 1학년 학생들이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강원도민체전 단체응원 갔다.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 도시락을 무더위로부터 막아줄 얼음 준비가 늦어져, 점심도 챙기지 못하고 부랴부랴 동해로 갔다.
응원에 사용할 스피커는 가져갔는데 막상 노트북을 챙기지 못해, 북과 응원봉으로만 응원을 해야했다. 멋진 율동을 못보여줘서 아쉬웠지만, 게임 직전에 늦지 않게 도착한 것만도 감사할 따름이다.
응원이 맥빠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일사불란하고, 힘찬 멋진 응원이었다. 경기 중에는 응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작전타임이나 쿼터 쉬는 시간에만 단체응원을 하였지만, 골이 들어가거나 멋진 플레이가 나왔을 때는 우뢰와 같은 함성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초반 업치락뒤치락 하던 스코어는 이런 응원에 힘입어 중반부터 우리 페이스로 흘렀다. 결국 35 대 25로 예선 첫 경기에서 만난 가장 힘든 상대를 이길 수 있었다. 힘든 상대라 3학년만 뛰었지만 다음 경기에는 1,2학년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1학년 김성진, 김산이의 부모님이 경기장까지 응원을 오셨고 작년 우승의 주인공인 12기 선배들도 2명이 와서 분위기를 달구었다.
우리는 상큼한 기분으로 점심을 먹으러 떠날 수 있었다. 힘찬 응원 뒤의 허기를 채우며, 망상휴게소의 멋진 경치를 실컷 즐겼다. 볕은 뜨겁게 불탔지만, 그늘 속에서는 한기를 느끼는 날씨였다.
굶주린 배를 채운 아이들은 식후경..이 아니라 놀이에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물에 빠뜨릴 먹잇감을 찾아 몰려다녔다. 물이 얕아 부상이 걱정되었고, 말려야되나 하는 불안감이 지속되는 한편으론 좋은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연신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갔다. 나 자신 하이에나들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고 멀치감치 떨어져서..
결국 인내력이 짧은 강혜숙선생님이 시간이 지났다고 나를 흘겨보며 아이들을 차로 몰아갔다. 고작 10분 지났을 뿐인데.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 때까지도 한 시간 뒤에 들이닥칠 미래는 아무도 몰랐다.
내가 강릉 경포대를 계획했을 때는 물에 빠지고 빠뜨리는 것에 대한 안전이 걱정되어 경포 호수를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부드러운 활동을 염두에 두었다. 그런데 내가 탄 1호 버스가 경포대에 도착했을 때, 나 자신이 어디에 버스를 세울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경포대를 반 퀴로 돌며 헤매다가 결국 호수와 바닷가를 둘 다 선택할 수 있는 곳에 버스를 정차했다.
그런데 아무도 호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 것은 아이들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바다로 뛰어가기 직전 신발과 가방을 데크에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물에 빠뜨리는 놀이가 시작되었다. 망상휴게소에서와 달리 여자라고 봐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물에 빠지지 않으려면 설지원처럼 나무 위에라도 올라가야 했다.
나는 도로 건너편에서 망원으로 사진을 찍었다. 10년전 학교 다산관 분수대에 물이 채워져 있을 때 5기들에 의해 빠지고 나서는 그후로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근데 막판에 남학생 몇 명의 단체 기념사진을 찍어주려다가 그들에게 걸려 결국 마지막 1분을 남겨놓고 물에 빠졌다 ㅠㅠ 차라리 오병문선생님처럼 진작에 자진해서 빠질 걸.
택민이는 친구의 머리와 부딪혀 앞니가 조금 흔들려서 학교로 와서 병원을 들러야 되었고, 진관이는 바닷물에 들아갔다 나오자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겨 박혜선선생님이 택시를 타고 약을 사오셨다.
이제 4시 마무리 하고 학교로 돌아와야 하는데 아이들은 거의 전부가 물에 빠졌고, 예비용으로 옷을 가져가지 못한 애들은 남은 햇볕에 옷과 몸을 말렸다. 아직도 배고픈 아이들은 차에 타기전 롯데리아로 달려가서 먹을 것을 사왔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봄 학기가 끝나는 7월 중순에 비치캠프가 있어, 1,2학년 학생들이 1박2일로 래프팅도 하고, 바닷가에서 물놀이도 하였다. 그 때에 비해 3학기제로 학교 일정이 빡빡하기도 해서 그런 시간을 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번에는 도민체전 응원 후에 남는 오후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일이 추진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과중한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기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훗날 힘들고, 친구들이 그리울 때, 이때의 사진들을 보며 흐믓한 미소를 머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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