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34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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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볶음팬

그저께 인터넷에서 원주 인근의 캠핑장에 대한 블로그를 보다가 우연히 캠핑장에서 요리하는 사진에 눈길이 꽂혔다.
 
내가 좋아하는 하얀 곱창이 사각볶음팬 위에 올려져서 요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수가! 내가 왜 진작에 그런 생각을 못했지! 작년 내내 캠핑할 때 돼지 목살이나 삼겹살만 구워먹는지 알았지 이런 요리는 까마득하게 몰랐다.
 
나는 당장 사각볶음팬을 사기로 했다. 캠핑장에서 만큼은 내가 맛있는 요리를 하리라. 어제 여주 아울렛을 간 김에 여주이마트를 둘러보았지만 거기서 찾을 수 없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할까도 싶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사고 싶어 원주에서 가장 큰 주방그릇용품점에 가보기로 하였다.
 
오늘 그곳에서 몇년 동안 먼지를 가득 뒤집어 쓰고 있던 스테인레스 통판으로 된 사각볶음팬을 발견했다. 그 때의 기쁨이란. 거기다 마음씨 착한 사장님이 2만 8천원만 받으셨다.
 
처음에는 곱창집에서 곱창과 양념을 사서 저녁을 해먹으려고 하다가 원주이마트에서 한우 등심을 싸게 팔길래 그것을 야채와 함께 넣고 볶았다.
 
와~ 정말 새로운 요리의 세계를 발견하는 느낌이었다. 아내도 요리를 잘 하지만, 새로운 도구 하나가 우리를 신세계로 이끌었다.
 
특별할 것도 없이 그냥 썰어서 볶았을 뿐인데 마늘, 양파, 파프리카의 향이 고기에 짙게 배었고, 한 점의 고기도 타지 않고 부드럽게 익었다. 스테인레스 통판의 열기는 고기를 다 먹도록 식지 않고 덥혀주었다.
 
시훈이는 세 번이나 밥을 먹었고, 야채 한 조각도 남김이 없었다. 고기를 다 먹고, 한번 더 볶았다. 처음에 잘못 예열을 했었는지 볶음팬 가운데가 까맣게 되었지만, 걱정없이 그냥 빡빡 밀었다.
 
사각볶음팬으로 할 요리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곱창볶음, 떡볶이, 순대볶음, 낙지볶음, 해물볶음밥, 라면볶음, 닭갈비 등이 다음 메뉴가 될 것이다. 캠핑에서 해먹는다면 더욱 특별할 것 같다.
 
이제 캠핑의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캠핑을 가지 않는 주말에도 볶음팬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내가 맛있는 요리를 할 생각이다.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하는 요리가 신선할 것이다.
 
3년전 초코케익에 도전했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본 나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볶음팬을 타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원형의 조리기구가 많은 요리의 세계에서 사각만의 독특한 느낌을 살려보고 싶다.
박형종   2010-06-06 (일) 22:39   [1]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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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종   저도 사각팬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어제 월요일에는 처제네 식구들을 초대하여 같은 요리를 했는데 처제도 맛있다고 하네요. 아내는 한술 더떠 불고기 요리도 할 수 있다고 귀뜸을 해주더라구요.
2010-06-08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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