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볶음팬 그저께 인터넷에서 원주 인근의 캠핑장에 대한 블로그를 보다가 우연히 캠핑장에서 요리하는 사진에 눈길이 꽂혔다.
내가 좋아하는 하얀 곱창이 사각볶음팬 위에 올려져서 요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수가! 내가 왜 진작에 그런 생각을 못했지! 작년 내내 캠핑할 때 돼지 목살이나 삼겹살만 구워먹는지 알았지 이런 요리는 까마득하게 몰랐다.
나는 당장 사각볶음팬을 사기로 했다. 캠핑장에서 만큼은 내가 맛있는 요리를 하리라. 어제 여주 아울렛을 간 김에 여주이마트를 둘러보았지만 거기서 찾을 수 없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할까도 싶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사고 싶어 원주에서 가장 큰 주방그릇용품점에 가보기로 하였다.
오늘 그곳에서 몇년 동안 먼지를 가득 뒤집어 쓰고 있던 스테인레스 통판으로 된 사각볶음팬을 발견했다. 그 때의 기쁨이란. 거기다 마음씨 착한 사장님이 2만 8천원만 받으셨다.
처음에는 곱창집에서 곱창과 양념을 사서 저녁을 해먹으려고 하다가 원주이마트에서 한우 등심을 싸게 팔길래 그것을 야채와 함께 넣고 볶았다.
와~ 정말 새로운 요리의 세계를 발견하는 느낌이었다. 아내도 요리를 잘 하지만, 새로운 도구 하나가 우리를 신세계로 이끌었다.
특별할 것도 없이 그냥 썰어서 볶았을 뿐인데 마늘, 양파, 파프리카의 향이 고기에 짙게 배었고, 한 점의 고기도 타지 않고 부드럽게 익었다. 스테인레스 통판의 열기는 고기를 다 먹도록 식지 않고 덥혀주었다.
시훈이는 세 번이나 밥을 먹었고, 야채 한 조각도 남김이 없었다. 고기를 다 먹고, 한번 더 볶았다. 처음에 잘못 예열을 했었는지 볶음팬 가운데가 까맣게 되었지만, 걱정없이 그냥 빡빡 밀었다.
사각볶음팬으로 할 요리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곱창볶음, 떡볶이, 순대볶음, 낙지볶음, 해물볶음밥, 라면볶음, 닭갈비 등이 다음 메뉴가 될 것이다. 캠핑에서 해먹는다면 더욱 특별할 것 같다.
이제 캠핑의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캠핑을 가지 않는 주말에도 볶음팬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내가 맛있는 요리를 할 생각이다.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하는 요리가 신선할 것이다.
3년전 초코케익에 도전했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본 나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볶음팬을 타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원형의 조리기구가 많은 요리의 세계에서 사각만의 독특한 느낌을 살려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