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 2박 3일 부산 여행을 끝내고 원주로 올라가는 길이다. 원주에서 부산 가는 KTX가 생겨 3시간 10분 안에 갈 수 있게 된 것을 기념하며 11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게 되었다. 딸이 호텔을 잡고 아내가 기차를 예약해서 편했다. 갈 때는 아내와 둘이 갔고 딸을 숙소에서 만나 지금은 셋이서 올라오는 기차에서 글을 쓴다.
센텀에서 잤는데 위치가 좋아서 여기저기 다니기에 편했다. 첫날 금요일은 부전역에 내려 몇 분 거리의 맛집에서 밀면을 먹고, 숙소로 가서 근처를 둘러보다가 스타벅스 센텀점에서 더위를 피하고,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영풍문고 등을 구경했다. 맛있는 빵들과 귤을 샀다. 저녁으로 불고기 뚝배기를 먹고 딸이 포항에서 합류하여 야식으로 회를 배달시켜 먹었다.
둘째 날 아침에는 호텔 근처를 산책했다. 돌아오는 길에 노스커피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베이글 빵집에서 베이글을 사서 숙소에서 브런치 스타일 아침을 먹었다.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타고 F1963으로 가서 잠시 구경하다가 몇 분 거리의 돼지국밥 맛집에 걸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비가 곧 쏟아질 듯하여 무덥고 습했지만 가고 오는 길에 서울 성수동처럼 구경거리가 많아 즐거웠다. 다시 F1963에 가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테라로사에서 커피를 마시고, JK 롤링의 책도 샀다. 베이글 팝업도 있어 베이글을 또 샀다. 그 사이 비가 엄청 쏟아졌다. 비가 그치고 야외를 산책하다가 택시를 타고 광안리로 갔다. 드론 쇼를 볼 심산이었다.
저녁은 광안리에서 낙곱새를 맛있게 먹었다. 광안리는 택시 기사 아저씨가 말씀하셨듯이 젊은이들의 성지였다.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8시에 펼쳐진 드론 쇼를 데크에 앉아서 보았다. 비가 4시쯤 그친 덕분에 정글을 테마로 1000개의 드론이 펼친 멋진 쇼를 볼 수 있었다. 9시에는 차 없는 거리로 통제되었고, 바닥에 분필로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재밌는 이벤트도 있었다. 우리도 바닥에 글을 쓰다가 파스쿠찌에 가서 음료를 마셨다. 그러다 보니 10시에 카페 3층에서 한 번 더 드론 쇼를 볼 수 있었다.
10시 반쯤에 해안가를 걷자니 한쪽에는 젊은이들이 지하 헌팅 포차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맞은편 해안가에서 해바라기 숲을 걷고 택시를 타서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소보로가 얹혀 있는 카스테라로 아침을 먹고 어제 산책하다가 봐 둔 알라딘 중고 서점을 구경하고 책을 샀다. 2층에 있는데 넓고 쾌적했다. 11시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해운대로 가서 블루라인 관광 기차를 탔다. 30분 정도 해운대 바다 풍경을 구경하고 종착역인 송정에 내렸다. 밀면과 칼국수로 점심을 먹고 송정 해변으로 걸어가서 수영하고 서핑하는 사람들을 잠시 구경했다. 기차를 타고 해운대로 돌아와서 엘시티 100층 전망대에 올라 미니어처마냥 작아진 건물들을 감상하고 99층의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마셨다. 100층 뷰는 훌륭했지만 역시 나는 낮은 층이 좋다.
해운대 해안가를 걷다가 공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빼곡한 파라솔들과 땡볕에서 수영, 비치 발리볼, 서핑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그랜드 조선 호텔 벽에 생긴 대형 옥외 LED광고판을 관람했다. 앞으로 더 많은 광고판이 생긴다고 하니 이 거리가 뉴욕 브로드웨이처럼 명소가 될지 기대된다.
고래사 어묵에서 저녁으로 어묵과 떡볶이를 먹고, 오설록에서 팥빙수를 먹었다. 11년 전에 비해 해운대가 서울의 명동이나 인사동처럼 외국 관광객이 넘쳐나는 국제적인 도시가 된 것 같다. 해운대역에서 전철을 타고 센텀역에 내려 호텔에 맡긴 트렁크를 찾고 거기서 택시를 타고 부전역에 가서 7시 28분 청량리행 KTX를 탔다. 한 시간쯤 뒤면 원주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비가 많이 온다 하여 걱정했는데 비를 잘 피해 다녔다. 다만 덥고 습했다. 다행히 내가 챙겨 간 미니 선풍기 덕분에 조금은 더 쾌적했고, 많은 것을 구경하고 배울 수 있었던 즐거운 여행이었다.
언제 다시 부산에 가게 될까? 그때는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다음번에는 해운대 쪽에 숙소를 잡고 이른 아침과 해질 무렵에 한가로이 해변을 거닐며 파도의 소리를 듣고 싶다. 파도는 모래 위에 쓰인 부질없는 번잡함을 지우고 영원한 진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고, 나는 이번보다 더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