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독서대 모처럼 비가 온다. 덕분에 후덥지근한 더위가 조금 가라앉았다.
책상에 스탠드 조명을 놓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려 하니 독서대가 필요한 것 같다. 4년 전에 사서 중간중간 사용하다가 베란다에 묵혀두었던 독서대를 꺼냈다. 그런데 책상은 작고 독서대는 크고 무거워서 독서를 잠시 중지하고 노트북을 할 때 독서대를 선반 쪽으로 옮기는 것이 일이었다. 약간 불편한 정도라서 그냥 계속 손으로 들어서 옮겨도 되겠지만 조금 불편한 것도 자주 반복되면 공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내 철학이다.
그래서 독서대에 브레이크 기능이 있는 바퀴를 달았다. 독서대 폭이 좁아서 합판을 잘라 덧붙이고 그 위에 바퀴를 달았다. 뒤쪽 바퀴는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앞쪽 바퀴는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제 독서대를 선반 쪽으로 제쳐두거나 다시 책상 쪽으로 꺼내는 것은 앞부분을 살짝 들어올려서 밀거나 잡아당겨 쉽게 할 수 있다.
바퀴를 달고 보니 선반이 책상보다 1.5센티미터 정도 낮아 바퀴가 덜컹거리는 게 신경 쓰였다. 그래서 합판 8개를 클립으로 묶어서 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합판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선반 뒤쪽에 가드를 붙였다. 간단할 걸로 예상했는데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완성하는 데 5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합판은 서류 꽂이에서 떼어낸 것이 10장 있었고, 가드는 메모 꽂이에 양면 테이프를 붙여 만들었다. 바퀴는 아내와 시원이를 터미널에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다이소에서, 특대형 더블클립은 걸어서 12분 거리의 영재문구에서 샀다.
멋진 스탠드 조명에 이어 세상에 하나뿐인 바퀴 달린 독서대까지. 책 읽을 맛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