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 오늘 담임시간에 커피를 볶고, 한편으론 에스프레소를 두 잔 뽑았다.
언젠가 신문에서 아파트 분양할 때 빵을 굽고, 커피를 뽑으면 아파트 계약률이 올라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런 향기가 고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따라서 지갑이 술술 열린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실에서도 커피를 볶고, 에스프레소를 뽑으면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갈까? 나는 그러길 바란다.
일단 향기가 좋았다. 방앗간같은 커피 굽는 냄새가 났고, 학생들은 초록색 생두가 진한 갈색의 커피로 변하는 모습을 신기해 했다.
다른 한편으론 오늘 출근하기 직전에 그라인더에 곱게 갈아온 커피 분말의 냄새가 뚜껑을 열자마자 아이들의 코를 간지럽혔다. 너무 냄새 좋다~
지민이는 어제 오후 스포츠데이 때부터 커피를 달라고 졸랐다. 오늘 담임시간에 2등으로 오면서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나는 커피 생두에서 결점이 있는 콩을 걸러내는 일을 시키고, 대신에 에스프레소를 뽑아주기로 했다.
두 잔을 뽑으면 남은 한 잔을 누굴 줄까.. 누가 마시고 싶냐고 했더니 반 정도의 학생이 손을 들었다. 이러다가 커피 매일 볶아야 되는거 아냐?
일단 담임시간도 끝나갈 무렵이고, 민족교육관쪽으로 올라가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쪽에 수업이 있는 학생을 추려보니 지민이와 인영이 밖에 남지 않았다.
운이 되게 좋은 인영이!!
이번에는 미리 잔을 뜨거운 물로 두 번 데우고, 뻬르세 설탕을 한조각 넣고, 선생님들에게 뽑아줄 때처럼 조금더 신경을 썼다. 역시 반응이 폭발적이다. 커피만큼은 최고라는 찬사를 들었다 ㅋㅋ
그 맛이 궁금했던지, 희원이, 호정이, 영철이도 조금 맛을 보았다.
에쿠와도르의 안데스 산맥 그늘에서 자란 생두와 인도네시아 만델링을 100g씩 네 번 로스팅 했다. 쵸코릿처럼 진한 색깔이 이쁘다. 이틀 정도 숙성되면 좋은 맛이 될 것이다.
이번주에는 인도네시아의 섬마을과 정글, 아프라카 탄자니아의 야생이 느껴졌다면, 다음주의 교실은 안데스 산맥의 나무 그늘에서 싱싱하게 천연적으로 자란 커피콩들의 향기로 가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