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만 부인, 미셸 다비에의 선물 두 달 전에 서재 입구의 책장에 프랑스에서 레만 부인이 준 조각과 미셸 다비에가 선물한 돌을 조명을 해서 놓았다. 식구들은 레고가 잔뜩 진열된 책장이니 레고에 조명을 할 줄 알았다가 왜 난데없이 조각과 돌을 가져다 놓고 센서 조명을 해 놓았는지 궁금해 했다. 두 달이 되어서야 이제 그에 대한 글을 쓴다.
그 선물들은 대략 28년 쯤 전에 프랑스에서 내가 치열하게 입자물리학을 연구하고 있을 때 받은 것이다. 그때 나는 그것을 왜 주셨는지 물어볼 겨를이 없었고 그 의미를 몰랐다. 지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시간과 노력의 소중함을 말해주고 싶으셨던 것이다. 두 분 다 열정적으로 사셨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셨다. 내가 세를 들어 살았던 저택의 주인인 레만 부인은 노벨상 수상자 등 프랑스의 석학들을 집에 불러서 저녁 파티를 하며 토론을 즐기셨던 인텔리전트로 젊은 시절에는 엔지니어로 일하셨다. 은퇴 후에는 유리공예와 조각을 배우셨고 초등학교 정문에 세워진 커다란 작품 등을 만드셨다. 주말 아침에는 내가 잠을 깨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도 차고 안에서 커다란 대리석을 힘껏 내리쬐고 갈아내셨다. 레만 부인이 준 조각은 그렇게 아름답게 산 본인의 분신인 것 같다.
논문 지도를 해주신 미셸은 가속기연구소 소장으로 행정업무를 마치고는 저녁을 먹으러 빨리 집에 오라는 가족들의 독촉 전화를 계속 받으면서도 밤 11시까지 내 연구실에서 함께 자료를 분석했다. 은퇴하신 후에도 아직 같은 연구소에 출근하며 현역 때만큼 왕성하게 입자물리학을 연구하고 계신다. 미셸이 준 돌은 유럽에서 옛날에 학자들이 편지로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주고받을 때 편지를 눌러주던 도구다. 그 돌은 미셸의 분신이다.
나는 서재에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노란 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조각과 돌을 보면서 다짐한다. 시간을 낭비하지마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