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지만 예전에 가던 길 토요일을 알차게 보냈다. 어제 아침부터 지금까지 머리가 계속 조금 무거운 느낌이다. 그렇다고, 또 주말이라고 머리를 쉬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7시 50분쯤이었다. 안개가 살짝 낀 동네를 가볍게 산책했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12월 30일 오픈을 목표로 열심히 공사 중이었다. 요즘 겨울인데도 별로 춥지 않은 것이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모르겠다. 나는 지구가 앞으로 100억 명까지 늘어날 인구를 지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조만간 다가올 것 같은 환경적인 재앙에 인류가 잘 대비해야겠다.
집에 들어와서 커피 그라인더를 청소하고 아메리카노를 뽑았다. 어제 기말시험을 끝낸 시원이가 조용히 푹 잘 수 있도록 부엌 대신에 서재에서 아침을 먹었다. 리클라이너 옆에 놓여 있던 테이블을 옮겨서 아내와 마주앉아 아메리카노와 바게트를 먹으니 브런치 카페에 온 것 같았다. 아침을 먹고는 노트북에 연결된 32인치 텔레비전으로 유튜브를 보았다. 좁은 서재를 이렇게 저렇게 활용하는 게 재미있다.
작은 이야기에 첨부된 이미지 배경을 하얗게 해서 눈에 잘 띄게 했고, 새 글이 있을 때 보여주는 한 줄 링크를 깔끔하게 바꿨다. 한 줄을 바꾸는 것도 많이 생각해야 한다. 바다소는 적어도 나에게는 만족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앞으로 크게 업그레이드 할 일은 없겠지만 자잘하게 다듬으면서 지낼 작정이다. 바다소가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절실한 사람들이 자기계발 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돌이켜보면 바다소는 세 번의 우연한 생각을 통해 만들어졌다. 2007년 12월에 그 다음 해에 만날 고3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게시판을 만들자는 생각, 2010년 1월에 신입생들이 자기소개를 하기 위한 작은 이야기 칼럼을 만들자는 생각, 그 해 12월에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그거 별로 어렵지 않게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 물론 14년째 만들게 되리라고, 지금의 기능들을 갖추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실제로 실행할 할 이유는 없었는데, 매번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만만해보여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도한 게 잘 했던 것 같다. 안 해도 되는 고생은 했지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대신에 결과적으로 실력이 늘고, 기록이 남고, 바다소를 건졌으니. 이제 즐겁고 뿌듯한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새롭지만 예전에 가던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