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를 위한 맵 추석이다. 아내가 며칠 전에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해서 컨디션을 위해 이번 추석에는 어디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아침에는 많은 비가 왔지만 사진을 몇 장 찍을 겸 우산을 쓰고 동네를 잠깐 산책했다. 10분 남짓한 시간에 운동화가 흠뻑 젖었다.
베란다에서 비 내리는 풍경을 구경하며 아메리카노와 어제 떡집에서 산 송편으로 아침을 먹었다. 명절에는 인천에서 차례를 지내고 일곱 시간씩 걸려 금산으로 움직이고는 했는데, 올해는 모처럼 몸이 편한 시간이었다. 배를 채운 후에는 서재로 가서 아내와 유튜브로 미국의 500억 원짜리 대저택을 구경했다. 나 같으면 그런 집은 불편하고 불안해서 공짜로 줘도 살기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신기하고 인터리어에서 배울 점도 있어 종종 찾아서 보게 된다.
점심은 베란다에서 가스버너로 갈비를 구워먹었다. 명절에 인천에서 먹던 생각도 났고 캠핑하는 느낌도 들었다. 낮잠을 한 시간만 자려고 했지만 두 시간을 잤다. 저녁을 먹고는 잠깐 산책을 했다. 버스가 끊긴 정류장 벤치에 앉아 아파트 상가들을 바라보았다. 환하게 불을 밝힌 편의점 앞으로 사람들이 뜸하게 오고 갔다. 몸도 마음도 편한 하루였다.
맵을 만든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처음에 비해 지금은 훨씬 그럴 듯 해졌다. 그런데도 뭔가 더 할 게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젯밤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거실의 릴렉스체어에 앉아 오랫동안 스마트폰 속의 맵을 바라보았는데 무엇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할지 딱히 손에 잡히지는 않았다. 오늘 아침에 산책을 하고 나서 마침내 해야 할 것이 떠올랐다. 뚜렷하게 보이도록 로그인 전의 날짜를 글씨만 써서 나타내고, 시간 기록 중임을 더 멋있게 나타내는 것이었다. 이제 이 정도면 살짝 명품 분위기가 난다. 맵은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될 것 같다.
맵은 여행을 위한 것이다. 보통 맵은 공간을 움직여감에 따라 바뀌지만 바다소의 맵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바뀐다. 바다소의 맵은 시간 여행자를 위한 것이다. 시간 여행은 떠나지 않으려 해도 누구나 떠날 수밖에 없다. 해가 뜨면 저절로 하루 동안 새로운 여행을 하게 된다. 그래서 바다소의 맵은 어제와 똑같지 않고, 매 순간 다르다. 우리는 공간의 위대한 여행자를 개척자 또는 탐험가라 부른다. 같은 말을 시간 여행자에게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시간의 탐험가가 되려면 강한 의지, 세밀한 계획, 도전하는 용기와 지속하는 끈기, 상황에 맞게 경로를 수정하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여행을 떠날 때 맵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 그렇지만 친구가 있으면 더 즐겁고 덜 외로울 것이다. 바다소의 맵은 함께 시간 여행하는 친구들을 보여준다. 그게 제일 마음에 든다. 내일은 또 어떤 여행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