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혁명의 도구 스마트폰 화면에도 별과 돌아가는 시계를 넣었다. 별과 돌아가는 시계가 없는 바다소는 허전하다.
요즘 세상이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4차 혁명시대라는 점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대체로 동의하지만 그 혁명을 이끄는 핵심 도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인다. 어떤 사람은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인공지능, 특정한 소프트웨어나 웹서비스를 말하고 다른 사람은 컴퓨터, 스마트폰을 뽑는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에 따라 사람들도 연결된다는 점, 그리고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연결되는 확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그 미묘한 확률들이 성공과 실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사람들은 대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선택에 따른 손익계산서는 바로 청구되는 것이 아니라 길게는 수십 년이 지나서야 늦장 청구된다.
바다소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나 자신이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만든 프로그램들을 다른 사람을 위해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내가 왜 바다소를 이용해야 하냐?"고 묻는다. 바다소에 별로 대단한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 나도 큰 자신감은 없었다. 바다소에 어떤 확률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막연한 믿음은 있었지만.. 써보면 좋을 거야, 안 써도 별 상관은 없겠지만. 이런 느낌이었다고 할까.
확률적인 메커니즘은 매우 단순한 것인데 너무 당연해서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 했을 뿐이다. 오늘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내일 성공할 확률은 더 높아진다. 그런데 무한 가지 갈림길에서 망하는 방향이 아니라 발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면, 그리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면 좋은 안내판과 도구가 필요하다. 내가 볼 때 바다소는 스스로를 발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안내판이자, 자기계발의 효율을 살짝 높여 주는 도구다. 바다소에서 사람들은 저절로 자기계발 활동을 하게 되고, 많은 롤 모델을 만난다. 마라톤 선수가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뛰며 동기부여를 받는 것처럼 바다소에서 롤 모델을 보며 힘을 내어 발전하는 방향으로 뛰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성공 확률이 매번 미세하게 높아진다. 이것이 바다소의 확률적인 메커니즘이다.
나는 내가 쌓아올린 계단의 높이만큼만 올라갈 수 있다. 개발자이면서 이용자인 사람의 숙명이다. 따라서 더 많이, 더 오래 이용하려면 더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바다소를 만드는 데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다. 지난 22년 동안 웹을 공부하지 않고, 13년 넘게 바다소를 만들지 않고, 바다소를 이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럭저럭 지냈겠지만, 지금과 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훨씬 뒤처졌을 것이다. 나는 미래의 미묘한 확률을 조금씩 올리는 것에 긴 시간을 투자하면서 베팅하고 있다. 그 결과 바다소가 만들어질 수 있었고, 현대의 트렌드와 잘 어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가 가만히 있으려 해도 바다소가 나를 조금씩 앞으로 밀어 움직인다.
오늘 밤 내 스마트폰에는 세상의 부질없는 번잡함에 지친 영혼을 달래주려는 듯, 별이 아름답게 빛나고 시계가 부드럽게 돌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