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퇴근하는데 날씨가 좋았다. 어떻게 때를 알았는지 곳곳에 벚꽂, 목련, 개나리가 피었다. 집에 오니 아내가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었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들떠 수요일 저녁인데도 여유를 부리며 베란다에 앉아 아내가 갈아준 딸기 주스를 마신다. 왼쪽 귀로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아이유 노래가, 오른쪽 귀로는 개울물 소리가 들린다. 베란다에서 긴 겨울을 이긴 식물들이 초록빛을 발하며 아파트 공원에 노랗게 핀 산수유와 어우러진다. 입과 귀와 눈이 즐거운 저녁이다.
베란다에서 스마트폰으로 작은 이야기에 글을 쓰고 있다. 작은 이야기 레이아웃을 모처럼 바꾸는 중이다. 이 글은 레이아웃을 보여줄 다음 글과 세트가 될 예정이다.
공개된 영역에 글을 쓰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들고 신경이 쓰이는 작업이다. 항상 시간이 넉넉하지 않고, 글을 쓰기도 전에 몸이 지쳐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도 글을 쓰고, 작은 이야기에 올리고 나면 큰 보람을 느낀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글을 쓰는 동안에 과거를 돌아보며 위안을 받고, 미래를 헤쳐 나갈 지혜와 용기를 얻곤 한다.
지난 11년간 작은 이야기와 함께 지나온 시간처럼,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즐겁고 보람차게. 오늘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