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141 페이지
1892개  
임시저장 1 2020-12-13 박형종
수강과목 레이아웃 2020-12-09 박형종
예고편과 프레젠테이션 2020-12-08 박형종
내가 발견한 공식 1 2020-11-28 박형종
메이커 1 2020-11-14 박형종
⊙ ◁ 141[142][143][144][145][146][147][148][149][150] ... [379] ▷ 
임시저장

바다소에 임시저장 기능을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소 사이트를 시작하기 전부터 무려 20년 이상 나를 괴롭히던 문제가 비로소 해결되었다. 아직 여러 프로그램들에 적용하는 일이 남았지만 이제는 바다소의 리포트, 메모, 스케줄, 작은이야기, 포스트잇, 입출금, 스토리보드 등등에 기록할 때 혹시나 작성하던 글이 날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게 줄었다. 다만 일부 웹브라우저에서는 이 기능이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테스트해보는 방법은 짧은 단어를 쓰고 새로고침 했을 때 그 단어가 그대로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전에 알고 있던 임시저장 방식은 ajax를 써서 1분에 한 번 정도 꼴로 입력 양식을 서버로 전송하는 것이었는데 복잡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 방식은 이용자가 많아지면 서버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그런데 어제 학생의 리포트에서 입력 브라우저 창을 실수로 닫아서 작성 중이던 리포트가 날아가 다시 쓰느라고 고생했다는 글을 보았다. 바다소에 워드프로세서 같은 임시저장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 글을 보고서도 처음에는 내 실력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 포기하려 했었다. 그러다 저녁 먹고 쉬면서 한 번 어떤 방법으로 가능한지 알아나 보자고 여러 사이트를 검색 했다. 검색에 지쳐갈 때쯤 로컬스토리지라는 기능으로 해결했다는 글을 보았다. 방법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희망이 생겼고, 그 가능성을 더 탐색해보기로 했다.

어제는 계속 실패했다. 처음 글을 쓰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동했지만 이미 쓴 글을 수정할 때는 오류가 났다. 그 정도에서 타협할까하다가도 아이디어를 잘 내면 될 것 같은 미련이 들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원인은 내가 자바스크립트를 모른다는 데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검색한 사이트들에서 만난 능숙한 솜씨들이 부러웠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밤 1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성공할 가능성은 희미해보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짧게 동네 산책을 했다. 차가운 날씨에 가느다란 눈발이 내렸다. 아내가 크루아상 생지에 노란 달걀노른자를 발라 굽고, 내가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를 뽑았다. 마침 굵은 첫 눈이 내렸다. 신기하게도 개울가 쪽에서는 센 바람 때문에 비스듬하게 날리는 눈이 아파트 베란다 앞에서는 천천히 수직으로 내렸고, 더 크게 보였다. 식사 장소를 베란다 쪽으로 옮겨 릴렉스 체어와 1인 소파를 마주 놓고 앉아 나무에 곧게 쌓여가는 흰 눈을 바라보며 갈색으로 구워진 크루아상, 초록색 아보카도, 사과, 따뜻한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베란다 창 너머로 두툼한 흰 눈을 입고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 새들이 아직 따 먹지 않은 빨간 산수유 열매들,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까만 새들, 눈 장난하는 아이들,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졸졸거리는 냇물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었다.

점심을 먹고는 아내와 산책을 했다. 그치는 것 같았던 눈이 중간에 더 많이 내렸고, 안경에 김이 서려서 걷는 데 불편했다. 그래도 친구들끼리 전화를 해서 단체로 눈놀이 하러 몰려나온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 네 명의 가족이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네 개의 눈사람, 아직 개통되지 않은 도로에서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 곳곳에서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다.

그 사이 사이에 임시저장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테스트 했다. 결국 오후 5시경, 단 두 줄의 코드를 추가하여 성공했다. 덕분에 글을 쓰다가 실수로 화면을 새로고침 하거나, 다른 페이지로 옮겨가거나, 창을 닫거나, 로그아웃을 하여도 대부분의 경우 자료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 동안의 탐색과 시도가 20년 이상 된 숙원을 해결하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나 자신도 앞으로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바다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박형종   2020-12-13 (일) 19:07   인쇄
김나현님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다음 글 《 새 해 카운트 다운 》 박형종

이전 글 《 수강과목 레이아웃 》 박형종
 
구독 79명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바다소 인텔리전스(BI)는 바다소 서버를 매개로 발전하는 인간지능을 뜻합니다. 그것은 유연하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정신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 멋진 지능들의 동맹인 바다소 인텔리전스 동맹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사진   FAQ
박형종 - 바다소 인텔리전스 BI   동영상
알로하~ 하와이 인사말에서 배우는 현대의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법 | 박형종 2026.8.31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