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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의 법칙
오늘 수업하면서 내가 20년 가까이 이야기해오던 라인의 법칙에 대해 정식으로 글을 쓴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작은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라인의 법칙이란 수업을 듣거나 강연을 들을 때 맨 앞줄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칠판에서 한 줄 뒤로 갈 때마다 학생들이 내 수업에서 받은 별의 갯수가 대략 반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사람들은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 대개 뒷자리부터 앉는다. 앞에 앉으면 졸거나 딴 짓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연이 재미없을 때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기에도 뒷자리가 편하다.
교실에 강당처럼 수백 개의 자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교실은 22명이 앉으면 꽉 찬다. 먼저 온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 앉는다.
앞자리가 유리한 이유는 무엇보다 소리의 특성 때문이다. 맨 앞줄에 앉은 학생과 나와의 거리는 50센티미터인 반면 맨 뒷줄인 6번째 줄에 앉은 학생과의 거리는 5미터다. 소리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약해지므로 두 학생 사이에는 100배의 차이가 난다. 물론 선생님은 뒷자리의 학생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로 말하겠지만 문제는 가령 5번째 줄에 있는 학생들이 잡담을 하는 경우다. 맨 뒤에 앉은 학생은 내 말보다 자기 바로 앞에 앉은 친구들의 소리가 몇 십 배 더 잘 들린다. 그래서 선생님이 하는 말에 집중이 잘 안되고, 정신이 산만해지며, 쉽게 졸음이 온다. 그것은 굉장한 손해다.
또한 선생님이 낸 질문에 대해 여러 명이 동시에 답을 하는 경우, 앞자리에 앉은 학생이 말한 답은 또렷하게 들리는 반면,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한 말은 서로 겹쳐지면서 웅얼거리는 소리로 들린다. 특히 나처럼 수업 중에 좋은 대답이나 질문을 하면 별을 주는 경우 앞자리는 더욱 좋다.
나는 라인의 법칙을 고등학교 2학년 때 깨달았다. 내 자리는 우연히 교실 맨 앞자리로 정해졌는데 내가 좋아하던 국어수업에서 선생님이 한 줄씩 책을 읽으며 설명하고 질문할 때마다 가장 빠르게 답을 했다. 선생님은 드러내놓고 칭찬하지는 않으셨지만 내가 낸 답을 학생들에게 말씀해주셨다. 그 재미 때문에 더욱 국어가 좋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그 국어 덕분에 대학을 갔다.
나는 요즘도 강연을 들을 때 되도록 맨 앞자리에 앉고,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메모를 한다. 그리고 강사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하며 상호작용 하려 노력한다.
선택할 수 있다면 앞자리에 앉자. 한 번의 선택이 하나의 기회를 만든다.
박형종
2020-02-17 (월)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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