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스타벅스 가기 토요일인데 시원이가 7시 반 기차를 타고 학교 문학동아리 회원들과 서울 나들이를 간다고 하여 나도 덩달아 일찍 일어났다. 새벽 1시 반까지 바다소에 글을 쓰다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피곤이 덜 풀렸다. 시원이를 원주역에 내려주고 아내와 나는 새벽시장에 가서 감자전과 메밀전, 어묵, 호떡을 사먹으며 구경을 하고 상추, 드룹나물, 떡을 샀다.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며 날이 흐렸다. 그렇지만 온도는 걷기에 딱 좋았다. 무엇보다 미세먼지가 없었다.
집에 와서 토마토와 새벽시장에서 사온 떡을 먹고, 드립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들었다. 거실에 놓인 활장스탠드가 시야에 걸리적거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것을 소파가 놓인 벽 쪽으로 돌려놓았다. 그랬더니 스탠드가 벽에 높게 걸려있던 아이들 사진액자와 겹쳐서 액자를 낮춰 달았다. 스탠드 조명이 위에서 액자를 비추는 형태가 되어 둘이 매우 잘 어울렸다. 스스로 인테리어 센스에 흡족해하며 성년례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낮 한 시쯤 집에 돌아왔는데 아내는 그 사이 아파트에서 하는 벼룩시장에 가서 어묵과 팝콘을 먹고 500원 주고 드럼 연습하는 것을 사왔다. 아내가 끓여주는 라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탔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그동안 날이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아서 자전거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원주천은 자전거 타기에 좋은 곳이다. 상류로 가면 자연에 파묻히고, 하류로 가면 새벽시장이 나타난다. 원주천을 따라서 상류 쪽으로 올라가다가 시골길 같은 곳을 조금 달려 스타벅스에 다다랐다. 자전거를 타고 상류로 갈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약 3주 전에 오픈한 스타벅스 반곡점은 원주에 생긴 여섯 번째 지점이다. 오픈 하는 날 아내는 머그컵을 두 개 받았고, 나는 출근길에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 했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자리에 앉아 아이스카페라떼를 마셨다. 특히 2층 코너는 유리창이 두 면에 걸쳐있어 전망이 탁 트였다.
저녁을 먹으며 시원이는 광화문 교보문고, 통인시장, 윤동주기념관 등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휴대폰 케이스와 소품들도 샀지만, 제법 어른스럽게 청량리역에서 멍게젓갈을 사고, 엄마가 좋아하는 한과 강정도 사왔다. 기분이 좋았는지 거실에서 수박을 먹으며 스마트폰으로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해서 노래를 따라했다.
모처럼 자전거를 타서 그랬는지, 멋진 스타벅스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셔서 그랬는지, 딸이 부르는 노래가 흥겨워서였는지, 아니면 단지 날이 좋아서였는지, 오늘은 아름다운 앨범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