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바 바다소 포인트랭킹을 보여주는 막대에서 회색 부분의 색상을 노란색으로 바꾸었다. 작은 변화지만 의미는 작지 않다. 바다소에서 노란색은 자기 자신이나 검색된 회원을 나타내는 형광색으로 쓰인다. 랭킹이 올라가면 노란색 바가 점점 늘어나는데 마치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회색이었을 때는 그런 은유가 성립하지 못했다. 그래서 회색의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도 좋지만 노란색의 생동감 있고 강렬한 에너지가 더 마음에 든다.
저녁을 먹고 아내가 다이소로 실을 사러간다고 하여 함께 집을 나섰다. 어느덧 벚꽃이 활짝 피었다. 사진을 찍으며 새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가 물건을 사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아서 왔다. 낮에도 날이 맑고 따뜻했는데 저녁에도 붉은 노을이 예뻤고, 걷기에 안성맞춤으로 온화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제대로 외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속으로 이렇게 읊조리며 개천 옆으로 쭉 늘어선 벚나무 길을 걸었다. 인생이 어디 쉬어가고 싶다고 쉬어갈 수 있는 것이겠는가? 쉬다보면 남들보다 뒤처지고, 시간과 기회가 줄어들고, 고달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등 떠밀리듯이 흘러가는 것이 아닐지.
그래도 나는 오늘 오른쪽 끝까지 꽉 찬 노란색 바를 보면서 매우 기뻤다. 그 노란색 바는 내가 단순히 떠밀려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만들어 내고 있다는 증거다. 데카르트 식으로 말하자면 “나는 만든다. 고로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