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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캐노피

오늘 서재에 캐노피를 달았다. 날도 추워지고 아무래도 책이 많은 서재에서 작업하기가 편해서 노트북을 거실에서 서재로 옮겼다. 앞으로 서재에서 지낼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이주일간 이것저것 자잘하게 인테리어를 손봤다. 무릎담요를 길이가 2미터짜리로 바꾸었고, 스탠드, 소파테이블도 들여놓았다.

서재에서 가장 힐링이 되는 공간은 리클라이너다. 시원이는 주말 저녁 리클라이너에 앉아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평일 저녁 거기에 앉아 잠시 쉬는데 스르르 잠이 올 때가 많다. 지난 일요일에는 낮잠도 안방 침대 대신에 리클라이너에서 잤다. 그런데 리클라이너에 누울 때 천정에서 내리쬐는 하얀 조명이 눈에 거슬렸다. 챙이 있는 모자를 써보기도 했지만 불편하다. 그래서 무엇이 좋을까 검색하다가 캐노피를 찾게 되었다. 캐노피는 주로 어린이 침대 위에 다는 것인데 용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리클라이너 위에 설치해도 좋을 것 같았다. 디자인이 단순하고, 리클라이너 색상과 어울리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베이지 색상으로 골랐다. 조립해보니 캐노피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잘못 산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잠깐 들었다. 일단 달아보고 영 아니면 떼어내자는 작정으로 설치했다. 아직 적응이 안 되어서 그런지 어색하다. 파라솔 같기도 하고, 옛날 왕에게 그늘을 만들어주던 것 같기도 하고, 몽골 텐트 같기도 하고, 우주선 같기도 하다. 아무튼 효과는 대만족이다. 이제 리클라이너에 앉으면 눈이 편하다. 잠도 더 잘 올 것이다.

작은 것을 하나 누리는 데도 많은 생각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작은 걸음이나마 나아갈 수 있다. 그 캐노피 아래에서 나는 달콤한 휴식을 취할 것이고, 다음 전진을 위한 생각을 할 것이다.
박형종   2018-10-16 (화) 23:0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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