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170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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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여행5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며 같이 베이징 세미나에 참석한 인규형과 옛날이야기를 오래했다. 보람 있을 때도 힘들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 그리운 추억이다. 체크인 하고 시내 구경하러 택시를 탔다. 인규형이 새벽 2시까지 잠도 안 자고 관광에 대해 연구를 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때마침 아줌마가 다가와 20위안(약 3천원)에 접이식 우산을 팔았다.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잘 돌아다녔다.

자금성을 오전에 다 볼 수가 없다하고 인터넷으로 표도 예약하지 않아서 입구까지만 봤다. 그래도 어느 정도 위용은 파악할 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참 불편한 일이다.

명동같이 번화한 곳으로 걸어가서 모둠 만두를 먹고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과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거기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1박2일인데도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은 기분이다. 면세점에서 인규형이 가족에게 선물하려고 알아봐둔 화장품과 립밤을 나도 아내와 딸에게 주려고 샀다. 이번 여행은 인규형이 아니었으면 정말 호텔에서 잠만 자고 올 뻔했다. 공항터미널도 엉뚱한 곳에 내렸을 것이다. 아들에게 줄 초콜릿과 이번 여행에 도움을 준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줄 초콜릿도 넉넉하게 샀다.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내리고 마음이 편해졌다. 새로운 시간을 얻은 느낌이다. 23년 전에도 그랬다. 남아서 같이 연구하자던 미셸의 제안을 뿌리치고 비행기를 탔을 때, 모든 것이 불확실했지만 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프랑스에 가기 전부터도 갖고 있었던 꿈. 그것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프랑스에 남았을 것이다. 긴 세월이 지났고 굴곡도 많았지만, 꿈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비행기 바퀴가 땅에 닿고, 굉음을 내며 속도를 늦추다가, 조용히 활주로를 따라 미끄러졌다. 오래된 친구처럼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박형종   2018-06-17 (일) 23:03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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