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17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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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위한 1퍼센트의 여유

연휴 둘째 날이자 일요일이다. 하루가 얼마 남지 않은 자투리 시간에 별로 할 것이 없어서 글이나 쓰자고 노트북을 켰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 것이 없었다기보다는 할 것이 있었지만 쉬는 기분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자며 마음에 여유를 주기로 했다. 어차피 휴일인데 스스로를 빡빡하게 몰아 부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글을 쓸 공간이 마련되었다. 원래는 의욕이 없었는데 방금 전 산책하다 편의점을 지나칠 때 있었던 일이 글을 쓰자는 마음에 불을 지폈다. 어떤 식으로 글이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는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감악산캠핑장에 다녀왔다. 지난겨울부터 텐트를 치고 있는 큰 처제가 카라반을 빌렸고, 장모님, 처남, 막내 처제가 아이들과 함께 2박 3일 캠핑을 하러 왔다. 우리는 저녁때 가서 고기, 고구마, 오징어를 구워먹고 라면까지 먹으며 밤 10시 반까지 이야기를 하다 왔다. 화로에 모닥불을 피우며 모처럼 야외에서 힐링 했다. 우리가 캠핑을 시작했던 때가 9년 전이었는데 이제는 지인들이 캠핑할 때 당일 방문하며 살짝 맛만 보는 정도다. 지금은 집처럼 편한 게 좋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오고 있었다. 손가락에서는 여전히 어젯밤에 묻은 장작 연기 냄새가 났다. 다른 주말 때보다 일찍 일어난 시훈이와 티타임을 하다가 곧 아내와 시원이가 합류해서 거실에서 빵과 커피를 마시며 아침을 먹었다. 시훈이는 공부하러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으러 외출하기 전에 간단하게 바다소의 색상을 바꾸어보았다. 아직 디테일에서 손봐야 할 부분이 많지만 기회가 될 때 조금씩 다듬는 정도로 만족한다. 점심에는 처갓집 식구들과 전망 좋은 중식당에서 탕수육과 짜장면, 짬뽕을 먹었다. 장모님과 아내를 영화관에 내려주고 나는 시훈, 시원이와 집으로 와서 바다소를 조금 만지다가 곧 낮잠을 잤다. 점심을 배불리 먹어서인지 비가 와서인지 50분만 자려고 했는데 깨보니 저녁 7시였다.

점심 때 먹은 게 그대로인데도 저녁을 먹었고 소화를 시킬 겸 산책을 나갔다. 따뜻하고 비가 온 뒤라 공기도 깨끗했지만 원주천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별 생각 없이 사진이나 몇 장 찍으며 꽤 오래 산책을 했다. 뭔가 유익한 생각을 이끌어 내고 싶었지만 생각이란 것이 작정한다고 떠오르는 것이 아님을 잘 안다. 결국 한 시간 넘게 산책했지만 좋은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아파트 입구에서 사진을 찍으며 편의점을 지나치다가 익숙한 얼굴이 친구와 뭘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 하는 것이 보였다. 고3 시훈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상황도 다를 것이다. 거실에 옅은 아침 햇살이 비출 때,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에서, 잠자는 아기의 얼굴에서, 멋있는 옷을 입을 때, 친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시험점수를 잘 받았을 때,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여행지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만났을 때,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할 때,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운동할 때 등등. 분명한 점은 행복을 느끼려면 약간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 시간적 여유, 정신적 여유, 건강. 대개는 경제적 여유를 위해 시간적, 정신적 여유와 건강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일주일에 5일 일하는데, 어떤 사람은 매일 일하고, 소수의 사람은 4일 일하고, 극히 일부는 한 달에 하루 일하거나 일 년에 하루 일한다. 물론 일의 성격이 다르고 개인마다 성향의 차이가 있으므로 한 달에 하루 일하는 사람이 매일 12시간씩 일하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며칠 전 바다소 명언에 “1퍼센트의 노력이 성공의 99퍼센트를 결정한다.”고 썼다. 바로 지금 그 노력을 해보라는 뜻이다. 하루의 1퍼센트는 대략 15분이다. 행복을 위해 하루 15분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거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음미하기에 15분은 충분한 시간일 것이다. 건강을 위한 15분 운동은 어떨까? 15분 산책은? 15분 책읽기나 15분 음악듣기는? 행복을 위해 수입의 1퍼센트를 쓴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집의 1퍼센트를 행복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한다면 거기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 행복을 위한 1퍼센트의 여유를 가져라. 행복은 1퍼센트의 여유에서 온다.
박형종   2018-05-06 (일) 22:12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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