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시계 내 생일이라고 시원이는 라텍스 매트릭스를 사는데 돈을 보탰다. 덕분에 밤마다 편안하게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시훈이는 아날로그 시계를 선물했다.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기특한 애들이다. 나는 결혼할 때 예물로 한 시계 이후 처음으로 시계를 차 본다. 손목에 뭔가 걸리적거리는 것이 싫어서 지난 십 몇 년 동안 시계를 차지 않았었다. 혹시 시계를 찬다면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워치를 차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선물 받은 김에 차본 아날로그 시계가 꽤 정감이 간다. 4차 혁명이니 데이터교니 하는 정보와 디지털시대에 사람들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어느 때보다 그리워하고 있다. 그래서 진공관앰프나 LP판 등이 다시 유행하기도 한다. 맨발로 땅을 밟아본 것이 얼마만인지? 바닷물에 몸을 담가본 것이 언제 적 일인지? 개울물에 손을 적셔본 것은 또 언제였는지? 까만 밤을 가득 수놓은 은하수를 본 것은? 다니지 않는 기찻길을 친구와 함께 걸어본 것은? 계곡물에 소원을 담은 나뭇잎을 띄어 보낸 적은? 종이비행기를 접어 하늘로 날려본 적은? 아니 아주 간단한 것으로 어린 아이처럼 마음껏 달려본 적은?
디지털은 앞으로도 점점 더 넘쳐나겠지만 그럴수록 아날로그적인 만남과 이야기도 더욱 풍성해졌으면 좋겠다. 노트북 옆에 풀어놓은 시계가 12시를 가리키려 한다. 자러갈 시간이 다 되었다. 노란 불빛 아래 째깍거리는 시계를 옆에 놓고 잠시 잡지책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