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소 이야기 / 18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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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전날 밤
내일이 2학기 시작이다. 여름방학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이번 방학에는 과거와는 다른 패턴으로 지냈다. 작년까지는 캠핑을 하거나 여행을 다녔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지냈다. 올해 장만한 에어컨 덕분이다. 에어컨만 켜면 집이 리조트로 변하는데 구태여 멀리 떠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보니 집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홈캉스가 유행이라는 뉴스도 접하게 되었다. 그래도 아쉽지는 않게 방학 직전에 이케아와 송도 트리플스트리트를 구경했고,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롯데타워 123층 전망대를 둘러보았고, 장모님 처남과 함께 속초에서 물회를 먹고 강릉 테라로사 등을 당일로 다녀왔다. 그것을 빼고는 점심이나 저녁 때 근처 식당을 가고 카페에서 커피나 빙수를 먹고 다이소나 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도서관에서 잡지를 보며 한가한 휴가를 즐겼다.
나는 방학하자마자 집으로의 여행을 선언하며 집에서 마음껏 공부하기로 했다. 거실에 멀바우테이블을 놓고 거기서 공부했다. 서재는 책상도 좁고 벽과의 거리도 가까워서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거실로 나오니 탁 트여서 좋다. 공부하다가 쉴 때는 거실 4인용 소파에 누워서 낮잠을 자거나, 1인용 소파에서 책을 읽거나 티타임을 하며 커피를 마셨고, 밤잠도 거실 바닥에서 잤다. 거실은 내 생활공간의 중심이 되었다.
책은 디자인 잡지를 보거나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플랫폼 레볼루션》, 《그릿》, 《열정은 쓰레기다》를 읽었고, 지금은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고 있다.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다보니 아침 글쓰기와 저녁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어서 바로 오늘부터 나도 저녁 글쓰기와 아침 글쓰기를 해보기로 했다. 이럴 때 두 달 전에 만들어 놓은 바다소의 리포트 프로그램이 좋은 도구가 되어주었다. 거기에 아침 글쓰기와 저녁 글쓰기란 리포트 표지를 만들어 놓고 하루에 한 개씩 일지를 써나갈 작정이다. 방금 전에 저녁 글쓰기를 해보니 별로 어렵지 않았다. 내가 작은이야기 코너에 711개의 이야기를 썼는데 10분 정도 글쓰기 하는 것이 어려울 일은 아니다.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얼마간 꾸준히 해볼 것이다.
또 하나 해볼 것은 운동이다. 그동안 너무 소홀했던 부분이다. 건강한 몸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것을 잘 가꾸는 것은 쉽지 않다. 나도 번번이 작심삼일로 끝나고는 했다. 이제 그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새롭게 해볼 것이다. 과거의 실패를 교훈삼아 목표를 높게 잡지는 않았다.
이제 밤공기가 차다. 벌레들은 진즉에 그것을 알고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좋았거나 나빴거나 과거는 이미 지난 시간이다. 내일 아침에 기쁜 마음으로 눈 뜰 일이 있다면 오늘 밤은 더 없이 행복할 것이다.
박형종
2017-08-16 (수)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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